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뼛조각 제거수술
신인시절부터 팀·국가대표 투수 활약하다 부상 당해
KIA로선 날벼락… 황동하·알드레드로 선발진 구성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마감하는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 뉴스1
날벼락이 따로 없다. 철완의 팔꿈치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의리(21)의 왼쪽 팔꿈치가 결국 탈이 났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왼손 투수 이의리가 수술대에 오르며 올 시즌을 마감한다.
KIA 타이거즈는 이의리가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과 뼛조각 제거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2일 긴급히 발표했다. 이의리는 지난달 31일과 6월 1일 이틀에 걸쳐 두 군데 이상의 병원에서 부상 부위를 정밀 검진했다. 그 결과 왼쪽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이 나왔고, 병원은 주사 치료와 재활, 수술이 모두 가능하다는 소견을 이의리에게 전달했다. KIA 구단과 이의리는 재활이 아닌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곧 수술 날짜를 잡기로 했다.
이의리는 신인 1년차 때부터 거의 쉰 적이 없다. 신인 때 94.2이닝을 시작으로 2년차 때는 154이닝, 3년차 때는 131이닝을 던졌다. 신인 시절부터 쉼 없이 달려온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의리는 국가대표로도 단골손님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 다음부터 이의리는 한국의 왼손 에이스로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이의리보다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2023년은 절정이었다. 3월 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곧바로 도쿄에 가서 WBC 대표팀을 위해 공을 던졌다. 그리고 곧바로 개막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수많은 선수들이 WBC 휴유증을 호소했지만, 이의리는 개막전부터 시즌 말미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
시즌 중간 아시안게임 탈락이라는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팀을 이탈하지 않았다. 이의리는 시즌이 모두 끝난 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가장 부담이 큰 일본전 선발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리였을까. 2024년 이의리는 팔꿈치 통증으로 4월 11일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세 번 연속 기간을 연장했다. 이후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재활 등판한 이의리는 5월 29일 1군 등록과 함께 그날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등판해 3이닝 3실점 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왔으나 고작 한 경기를 던지고 시즌을 포기했다.
KIA 타이거즈로서는 날벼락이다. 선발진의 상수라고 생각했던 이의리가 올 시즌을 조기에 마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의리는 1승, 평균자책점 5.40으로 프로 4번째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KIA는 일단 올 시즌 기량이 만개한 우완 투수 황동하를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한다. 또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계약하고 지난달 31일 한국에 온 왼손 투수 캠 알드레드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는대로 1군에 등록해 선발진의 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캠 알드레드가 복귀하면 제임스 네일, 알드레드, 양현종, 윤영철, 황동하로 이어지는 5인 선발을 충분히 돌아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분명히 아쉬운 결과지만 이의리의 입장에서도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의리는 쉼 없이 달려왔다. 지금 시점에서 몸의 폭탄을 제거하고 쉬어가는 것도 절대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야구계의 시선이다.
다행스럽게도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이의리가 아니더라도 선발진이 탄탄한 편이다.
이의리는 10년 이상 야구를 해야 할 선수이기에 군 문제도 있다. 팔꿈치 재활 기간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한편,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의 갑작스러운 수술 소식에 많은 기아 팬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