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평택시와 비용 문제로 협상 '난항'
평택공장 이전 계획 접기로
곽재선 회장, 전동화 전환 의지는 강조
평택 이외 지역에 생산공장 확보 가능성도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KG모빌리티(KGM·옛 쌍용자동차)가 경기 평택공장 이전 계획을 철회했다.
그동안 KG모빌리티는 전기차 대량 생산을 위해 평택 내에 새 부지를 마련해 공장을 신축한 후 기존 평택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평택시 등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공장 이전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평택 외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25회 철의 날'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평택공장 이전과 관련한 질문에 "평택(공장) 이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회장이 평택공장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대외에 밝힌 것은 처음이다. 다만, 곽 회장은 전동화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형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도 내년 상반기 중에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G그룹은 지난 2022년 당시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전기차 전환을 위해 평택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하고 평택시와 협상을 진행해왔다. KG모빌리티의 평택공장은 1979년에 지어져 45년이 넘게 운영되면서 시설 노후화 문제를 겪고 있다. 연 생산능력도 최대 25만대 수준에 머문다. 이 때문에 전기차 생산라인 확보 등을 위해 평택 내에서 신공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곽 회장도 지난해 9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 삶의 터전인 평택에서 공장을 옮기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평택 내에서 신공장을 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경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정문 전경. 사진=뉴스1
KG모빌리티 평택공장 현황 |
분류 |
내용 |
준공일자 |
1979년 12월 |
부지넓이 |
86만㎡ |
부지가치 |
약 1조5000억원 추정 |
연산능력 |
약 25만대 |
생산제품 |
완성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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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자동차 업계 (2023년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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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대한 이전 비용이 발목을 잡으면서 KG모빌리티는 평택공장 이전 계획을 접기로 했다. 현재 평택시가 제시한 이전 부지는 3.3㎡당 3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약 100만㎡의 부지 확보 비용만 약 1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전기차 설비 투자 등을 고려하면 KG모빌리티는 기존 평택공장 부지 매각 대금 이외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KG모빌리티는 최근 들어서야 흑자로 돌아설 정도로 현금 여력이 충분치 않고, 모회사인 KG그룹도 추가 자금 투입에 어려움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KG모빌리티가 평택공장 이전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평택 외 지역이나 해외에서 전기차 생산라인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급한 대로 KG모빌리티가 최근 500억원을 평택공장에 투입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한 라인에서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개조 공사를 했지만, 전기차 대량 생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KG모빌리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면서 KG모빌리티 입장에선 다소 시간을 벌게 된 측면도 있다"면서 "평택시와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평택공장 내에서 라인을 증설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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