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7개월새 이주율 92.5% 청신호
조합 "철거기간 내에 설계변경
사업지연 없도록 힘쓸것" 각오
2·4·5구역도 재개발 속도내지만
매매가 수십억대 달해 시장 잠잠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한남3구역의 이주 완료 건물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사를 하면서 버리고 간 가구들이 골목에 늘어서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지난 1일 한낮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내 한남3구역 골목은 대문 마다 엑스자로 붙은 테이프가 가득했다. 테이프에는 붉은 글씨로 안전제일이라고 적혔다. 적갈색 벽돌로 지어진 노후 다가구 주택에 '공사세대 알림 및 출임금지 안내' 종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부서진 장롱, 의자, 옷 무더기들이 벽을 따라 나뒹굴었다. 서울 한복판 골목길을 오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한남3구역에 이사를 하면서 버리고 간 가구들이 골목에 늘어서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7개월만에 이주율 90% 돌파
3일 한남3구역 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재개발을 위해 집을 비운 '이주율'은 92.5%다. 한남3구역 자진 이주기간은 지난해 10월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였다. 조합 관계자는 "이주 대상 가구가 8580가구로 이중 7937가구가 이주를 했다"며 "이주를 완료하고 전기, 가스, 수도 등을 폐전처리한 곳이 6068가구, 이주하고 폐전을 준비 중인 곳이 1869가구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상위계층 이주를 돕기 위해 용산구청과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7개월여만에 이주율이 90%를 돌파한 것은 역대급 속도라고 평가했다. 개발이 진행된 지 오래 돼 조합원 의지가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남3구역은 2009년 정비구역 지정, 2012년 조합설립 후 지난해 6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은 미이주 모든 가구에 대해 명도소송을 진행했다"며 "이사 완료 가구가 이주 후 공가처리를 하면 소 취하를 하는 방식으로 이주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은 높은 이주율을 바탕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부분 철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조합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확장 등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중대설계변경을 준비하고 있다"며 "설계변경을 이주 철거 기간 내 완료를 해 사업지연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전히 600여가구가 이주를 하지 않고 있고 이중에는 최근 세입자를 들이는 경우도 있어 알박기가 의심되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남4구역, 5구역 시공사 선정
한남재정비촉진지구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한남2·3·4·5구역에서 모두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조합들 상황을 파악하느라 바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8일 한남4구역은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시공사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지난 21일 한남5구역은 시공사 선정 공고를 냈다. DL이앤씨가 입찰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2구역은 오는 6월5일까지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고 있다.
다만, 재개발 사업 절차를 속속 밟는 것과 별개로 매매시장은 잠잠했다. 대지지분 3.3㎡당 1억원이 넘을 만큼 투자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A공인중개사는 "한남2구역 경우 빌라는 대지지분 3.3㎡당 1억~1억5000만원, 단독주택은 3.3㎡당 7000만원"이라며 "대지지분이 큰 단독은 전체 매매가격이 수십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접근이 쉽지 않아 지분이 작은 빌라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남 빌라 경우 대지지분 33㎡만 돼도 15억원 수준이다 보니 거래가 많지 않다"며 "투자자들 대부분이 주택을 보유해 대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거액 현금을 재개발에 묶어두는 것을 망설인다"고 설명했다.
자산가들은 한남5구역, 한남4구역 매수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B공인중개사는 "한남뉴타운에서 5구역이 입지가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된다"며 "한강조망 및 용산공원이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남2, 3구역은 실거래 되기 위해선 대지지분 3.3㎡당 1억원대여야 하지만 5구역은 2억원 넘게 호가를 부른다"며 "4구역의 경우 다른 구역과 비교해 조합원 수가 적어 일반분양분이 많아 향후 조합원 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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