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노미 코리아 2024 기조강연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김용범 해시드 오픈 리서치 대표가 4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개최한 토크노미코리아 2024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블록체인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를 지탱할 기본법과 제도가 마련·정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실한 법적 토대는 오히려 변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파이낸셜뉴스와 토큰증권협의회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토크노미 코리아 2024’에서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비트코인은 초기 지급수단으로서 등장했으나 이제는 하나의 제도권 자산(Asset)군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내재적 가치 등을 둘러싼 논쟁은 정리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나온 지 10여년 밖에 안 된 자산이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들었고, 기관 투자자들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편입하게 되면 그 순위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달 20일 기준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3060억달러로 전 세계 9위다.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 거래를 승인했고, 지난달 20일까지 563억달러가 순유입 됐다. 이더리움 현물 ETF 허용도 목전이다.
‘토큰화(Tokenization)’는 소유권으로서의 블록체인을 구현한 결과다. 크게 실물자산과 디지털자산 등 2가지가 대상이다. 전자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자산의 접근성을 높이고 거래 단위를 소규모화 한다. 선박, 비행기, 부동산, 골동품 등 기존에 수월한 공급이 어려웠던 상품들 유통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이유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4조달러로 예상된다.
후자는 게임 자산, 지적재산권(IP) 등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던 디지털 세계의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는 달러, 미국채, 단기자금, 사모펀드 등에 대한 토큰화까지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디지털자산 소유권은 법적으로 불분명하고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블록체인을 이용한 토큰화는 해당 자산의 법적 토대와 관리가 가능한 장부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블록체인은 지급수단으로서 기능도 갖추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실물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코인) 등장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디지털통화(CB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35개 국가에 불과했으나 올해 2월 기준으론 한국은행을 포함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98%를 차지하는 130개 국가가 최소한 검토 단계에 있다.
‘탈중앙성’도 블록체인 고유 특성 가운데 하나다. 탈중앙화금융(DeFi)으로서의 정체성인데 접근성, 프로그램 가능성, 비용효율성 등이 대표적 성질로 꼽힌다. 지난해 400억달러 수준이었던 DeFi 예치 총 자산(TVL)은 현재 10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다만, 김 대표는 “당국의 규제 부재로 금융 시스템과 이용자 모두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짚었다. 오는 7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지만 발행·유통 등 전체 시장에 대한 법적 틀인 ‘2단계 법안’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 투자자, 기업가들 활동이 위축되면서 해외 거래소나 법인 설립 등 대안을 이용하게 된다”며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승인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CBDC 개발 및 실험 병행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토큰증권(ST)을 위한 법안 개정 등을 강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