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사고 및 매각 대상 사업장 급증으로 10년만에 매각설명회를 연다. 문닫는 건설사와 사고로 이어진 분양 사업장들이 급격히 늘면서 HUG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10일 업계 및 HUG에 따르면 오는 12일 광주에서 환급사업장 매각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사차원에서 매각설명회에 나선 것은 2014년이후 처음이다.
HUG는 설명회에서 환급사업장 매각과 관련된 제도와 매수절차 등을 비롯해 현재 공매 중인 6개 사업장의 현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장은 △강원 삼척 마달더스테이(205가구, 신성산업건설), △전북 군산 수페리체(492가구, 진경건설), △광주 궁동, 수기동, 산수동 한국아델리움(총 752가구, 한국건설), △울산 울주 청량 신일해피트리(672가구, 신일) 등이다. 매각 사업장의 총 규모는 2100여가구가 넘는다.
주택법에 따르면 수분양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3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는 반드시 분양·임대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건설사 파산 등의 사유로 공사가 중단될 경우 계약자들의 선택지는 두 곳이다. 대체 시공사를 찾아서 공사를 이어가는 '분양이행'과 그동안 낸 분양대금을 돌려받고 집은 포기하는 '환급이행' 중 하나를 HUG에 요청할 수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계약자들에게 분양 대금을 돌려주는 환급이행을 마친 사업장이다.
HUG가 직전에 환급사업장 매각설명회를 연 것은 2014년이다. 당시에는 △경기 용인 보정동(신일건업), △경기 광주 곤지암(현진에버빌), △경기 부천 심곡동(리더스종합개발), △경기 가평 청평리(한일건설) 등 총 4개의 사업장 매각에 나섰다. 이후 산하 영업부서에서 매각설명회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UG 관계자는 "올해는 매각해야 할 사업장이 많아 본사에서 이들 사업장을 모아 설명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환급까지 마친 사업장들에 들어간 비용을 매각을 통해 회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사가 자금난에 빠져 공사가 중단돼 발생한 분양보증 사고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HUG에 따르면 올해 1∼4월 발생한 분양보증(사용 검사 전 임대보증 포함) 사고는 총 11건, 4865억6000만원에 달한다. 사고 규모가 지난해 1∼4월(657억4000만원·1건)과 비교해 7.4배로 치솟았다. 지난해 연간 발생한 보증사고 14건와 비교하면 올해는 이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실제 문닫는 건설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240곳이다. 2011년 1~5월(268건)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올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14개사로 이중 12곳이 지방 건설사다. 오는 12일 설명회가 예정된 사업장도 모두 지방에 위치해있다. 보증사고 급증은 HUG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31기 결산 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HUG의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전년(-4087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창립 이후 최대 규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분양가가 많이 오르는 반면, 분양 이후에는 가격상승여력이 부족해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다"며 "앞으로 2~3년간 건설사들의 분양사고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HUG는 분양보증시 사업성 검토를 통해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 충분히 검토해 리스크를 분석하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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