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로 예정됐던 공매도 금지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스피시장의 대차잔고가 대폭 축소됐다. 대차 물량이 공매도의 실탄 역할을 하는 만큼 재개 시점이 미뤄지자 반납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의 대차거래 잔고는 총 43조9200억원(4일 기준) 규모다. 주식 수로는 9억215만주로 집계됐다.
대차거래는 대여자가 차입자에게 유가증권을 유상으로 빌려주고 계약이 종료되면 상환하는 거래다. 차입한 물량은 공매도, 매매거래 결제, 차익 해지거래 등 다양한 투자전략 목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되기 때문에 대차거래를 통해 확보한 물량으로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차거래의 증감은 향후 공매도의 강도를 추정할 수 있는 시그널로 여겨진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66조1552억원에 달했던 대차거래 잔고는 올해 3월 19일 44조3652억원까지 22조원 넘게 감소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종료시점인 6월 말이 다가오면서 대차잔고가 다시 늘어났고, 지난 4월 30일에는 47조5047억원으로 급반등이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를 위해 한 달여 만에 3조원 이상의 대차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이 공매도 금지 연장으로 기울면서 대차거래 시장의 분위기는 냉각됐다.
대차거래 체결보다 상환이 늘어나 지난달 30일에는 대차거래 잔고가 42조9875억원까지 줄었다. 정확히 한 달 만에 3조원 이상 감소한 셈이다. 정부 당국이 공매도 재개의 선결 조건으로 내건 불법 공매도 방지시스템 구축이 내년 초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으로 해석된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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