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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또 긴축… 건설 불황 앞에 장사 없다

GS건설·HDC현산 성과금 미지급
포스코이앤씨 임원 급여 줄이기로
법카 제한·출장 자제 등 비용 절감
수익성 낮은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
건축사무소 등 소형업체도 벼랑끝

긴축 또 긴축… 건설 불황 앞에 장사 없다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크레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이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급여 삭감은 물론 인원 감축, 마케팅 비용 축소, 사업 재평가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건설사들이 위기경영 일환으로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해 진행중이다. 우선 인건비 축소 등 비용절감에 돌입했다. GS건설이 지난해 분 성과급을 올해 초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룹내에서 성과급 미지급은 건설이 유일하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무급 이상 임원 전체 급여를 1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월별 비용 지출 현황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전직원 임금 3.5% 인상키로 합의했지만, 비용 절감 강도는 예전보다 더 세졌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2월부터 임원과 팀장급 이상에 대한 직급 수당을 30% 삭감했다. 법인카드 사용 일부 제한과 부서별 예산·지출도 줄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불필요한 해외 출장 자제령을 내렸다. 또한, 한 건설사는 지난해부터 원가절감 캠페인에 나서 △종이 없는 회사 만들기 △회식·음주·야근 축소 등을 시행중이다. A사 관계자는 "주택 비중이 높거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은 요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10대 건설사 주택 및 개발사업본부장 중 4~5명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상 이유는 세대 교체지만 실제로는 실적 부진과 사업 부실화 등의 책임을 지고 퇴사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반 직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택사업 인력을 다른 사업으로 재배치하거나 비 사업부 인력을 현장에 보내 수주를 독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는 인력 재배치 등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절차를 진행 중인 태영건설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원 22명을 감원하고 임원 급여 삭감과 직원임금동결을 단행했다.

중견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호반건설은 비용절감외에 사업장 전반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중이다. 추가 투입비용, 분양 성공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사업성이 낮은 현장은 과감히 퇴출하기로 했다.

중흥건설은 영업비를 대폭 축소했다. 여기에 올해 분양 사업장들의 공급 시기를 모두 내년으로 넘겼다. 현재 상황에서 신규 분양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형 건설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연매출 500억원대인 한 소형 업체는 최근 매주 비상회의를 정례화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장 소장을 불러서 매주 자재비 등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는데 뾰족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전원주택 시공 전문인 모 회사의 경우 시장 침체로 수주에 따른 인센티브가 지급되지 않으면서 퇴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설계 회사들도 인력감축에 나섰다. 한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경력직 감원 뿐 아니라 당초 계획했던 신입직원 채용을 취소하는 건축사사무소도 있다"며 "대다수 건축사사무소들이 시행사로부터 설계비를 받지 못해 발생한 미수금이 늘고 있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이종배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