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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맛어때]"롯데리아 살아있네", 이유 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흥행

[파이낸셜뉴스]
[이맛어때]"롯데리아 살아있네", 이유 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흥행
롯데리아 신메뉴 오징어 얼라이브 비프 버거. 오징어 다리 튀김이 생각보다 크고, 양배추 역시 풍성하게 들어있다. 버거를 먹던 중 문득 '그 많은 오징어 몸통은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이환주 기자.

[이맛어때]"롯데리아 살아있네", 이유 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흥행
처음 방문한 롯데리아 매장의 든든점심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셋은 품절이었다.

전날 음주 후 느즈막이 일어난 현충일 아침. 해장 메뉴로는 위에 부담없고 적당히 느끼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이의 충성을 기념하는 공휴일인 만큼 외국산 버거가 아닌 국산 버거 브랜드를 먹을 작정이었다. 최근 롯데리아에서 출시됐다는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너로 정했다.

트레이닝복에 야구 모자를 눌러 쓰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롯데리아 매장으로 향했다. 키오스크에 점심 시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든든점심' 코너에 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셋을 선택했으나 모두 품절이었다. 아뿔사. 부천역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매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만에 하나 또 품절일 경우에 대한 얼터네이티브 플랜이 필요했다. 오늘 너를 꼭 먹기로 작정했으니 만에 하나 또 품절이라면 배달앱을 모두 뒤져서라도 주문해 먹고 말테다.

부천역 인근의 또 다른 롯데리아 매장도 든든점심 셋은 모두 품절이었다. 혹시나 해서 키오스크의 다른 메뉴인 버거 카테고리에서 선택하니, 소고기 패티가 함께 들어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비프' 버거는 선택이 가능했다. 매운맛과 갈릭맛 중 갈릭맛을 선택하고, 감자튀김 대신 초코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음식 주문시에는 '선택적으로 소심한 성격'이라 대면 주문을 할때는 사이드 메뉴 변경은 꿈도 못꾸지만(점원을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키오스크로는 마음데로 바꿀 수 있어서 이 점은 좋다고 생각한다.

포장 주문으로 선택하고 집에서 여유있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생각이었으나 더운 날씨 탓에 가는 중에 아이스 크림이 녹을 것 같았다. 매장에 자리를 잡고 먹기 시작했다. 버거 포장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오징어 다리 튀김의 크기와 사이즈가 컸다. 롯데리아가 앞서 출시한 '왕돈까스 버거'가 맛보다는 작정하고 비주얼 쇼크를 노렸다면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는 '버거'라는 정체성을 충분히 담아낼 만큼 음식으로서도 훌륭했다. 떡볶이를 먹을 때 떡볶이 자체보다 양념에 묻혀 먹는 오징어 튀김을 더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버거와 튀김을 함께 먹을 수 있어 괜찮았다. 갈릭 소스는 느끼함을 잡아줘 밸런스가 좋았는데, 매운맛 양념을 선택했어도 떡볶이 양념이 떠오르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매장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함께 들어간 양배추도 매우 풍성해서 버거를 먹는 중간중간 흘러 넘칠 정도였다.

롯데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는 개인적으로 '가성비와 혁신'으로 각인돼 있다. 학생시절 100원 200원이 아쉬울 때 데리버거는 저렴하게 불고기 버거를 대신해 먹을 수 있는 훌륭한 대체제였다. 여기에 더해 시대를 풍미한 유행어 '니들이 게맛을 알어'를 탄생시킨 크랩버거, 오징어 버거, 라이스 버거 등 버거의 혁신을 이룩한 브랜드가 롯데리아다.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갈릭맛의 결론은 한 마디로 "롯데리아, (아직) 쌀아있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