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주도
KODEX CD금리액티브 9조
TIGER CD금리투자KIS 7조
파이낸셜뉴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놓고 자산운용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ETF 운용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6일 코스콤에 따르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5월 말 96조7000억원에서 올해 5월 말 145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1년 새 50.4%(48조8000억원) 급증한 수치다.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출시하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은 덕분이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을 선점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57조원으로, 전체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 ETF'는 53조2000억원이다.
두 회사는 파킹형 ETF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파킹형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미국무위험지표금리(SOFR)' 등 기초지수의 단기금리를 복리로 계산해 이자가 나오는 상품이다. 금리는 아니지만 만기 3개월 이내의 초단기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는 상품도 파킹형 ETF로 분류된다.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단기 자금의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점은 파킹통장과 같지만 한도액이 없고 웬만한 파킹통장의 이율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 파킹형 ETF의 장점이다. 증시 부진으로 갈 데 없는 돈이 파킹형 ETF로 일단 모여들면서 파킹형 ETF의 몸집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빅2가 좁은 간격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3위부터는 격차가 벌어진다.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ETF는 KB자산운용의 'KBSTAR 머니마켓액티브 ETF'로 운용 규모는 11조2000억원 수준이다. 해당 상품 역시 파킹형 ETF다.
금리 불확실성에 ETF로 대기성 자금이 몰리는 상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일단 '고객 끌어오기'에 성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ETF는 과도한 수수료 경쟁으로 돈버는 상품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야 수익다운 수익을 만져볼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역마진 우려 속에서, 상품 베끼기, 과장광고 등 ETF 시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운용사들이 ETF 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ETF 투자고객군이 꾸준한 투자자로 이어질 수 있고, 충성고객군으로 묶어둘 수 있는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TF는 개인 투자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운용사들은 '투자' 개념으로 ETF 고객 모으기에 여념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 5월 한 달 동안 개인이 순매수한 ETF는 1조900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1296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들은 2조2000억원어치를 팔았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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