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 / KPGA 제공
【양산(경남)=전상일 기자】 지난 8일 에이원CC에는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폭우가 몰아쳤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이슬비 수준이었으나 정오를 넘어서면서 강한 비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6언더를 몰아치며 스코어를 줄여나간 선수가 바로 김한별이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6년째 뛰면서 3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김한별은 3라운드 6언더파 65타를 작렬하며 공동 35위에서 공동 6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계속 스코어를 줄여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특별한 비결은 없다. 오늘은 퍼트가 잘 떨어지는 날이었다. 1, 2라운드 안되던 것이 오늘 보상 받은 느낌이다(웃음). 특히 클러치 퍼트가 잘 됐다. 비가 오는 날씨이다 보니 정신이 없었는데 이런 것도 오히려 복잡한 생각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한별 / KPGA 제공
김한별은 KPGA 투어 통산 43승을 올린 69세 최상호와 함께 돌았다. 그런데 최상호 프로에게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 KPGA 공식 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서 김한별 프로는 “정말 많이 배웠다. 잘 안 풀릴 때나 슬럼프를 겪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물어봤는데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거리를 좀 줄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뜻은 공을 몰고 가서 코스 안에서 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선수들을 보면 100%의 힘을 다해 공을 멀리 보내는 경향이 많다고 하시면서 PGA투어 선수들을 보면 70~80% 정도 힘으로 경기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3라운드 경기 때 파5홀에서도 힘을 빼고 부드럽게 스윙을 했다. 웬만한 샷들의 적중률이 높아졌다. 느낌에는 거리도 더 증가한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왼쪽)이 최상호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김한별은 “동료 선수나 갤러리, 대회 관계자 분들이 최상호 선수를 대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같은 세대에 경기를 해본적은 없지만 그 상황을 보면 최상호 선수가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오셨는지 볼 수 있었다. 이틀을 같이 경기했는데 만약 최상호 선수와 맞는 코스에 최상호 선수가 출전했다면 오버파라는 스코어는 볼 수 없었을 것 같다. 모든 면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의 활약 더분에 김한별은 우승권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4타차이는 쉽지 않은 스코어지만 충분히 가능한 스코어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한별 프로는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 오늘처럼 치면 1~2타 차 극적으로 역전 우승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무빙데이에 이 정도 스코어를 줄인 것이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라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내비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