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진행된 배달의민족 '장보기 오픈런' 행사에 참여한 한 참가자가 장바구니에 담은 물품들 사진=임수빈 기자
"가벼운 것 위주로 담아야 제대로 챙겨갈 수 있어요. 액체류는 최대한 나중에 담거나 피하시고요."
9일 오전 8시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 앞은 주말 이른 아침임에도 '장보기 오픈런'에 참여하기 위해 몰린 2000여 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떤 물건을 담아갈지 고민하고, 행사장에 마련된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올해 처음 개최한 '장보기 오픈런'은 달리기와 장보기를 결합한 이색 마라톤 행사로 기록, 순위 경쟁보다는 참가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출발지에 마련된 대형 마트 형태의 '득템존'에서 마음껏 원하는 물건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고 달렸다. 득템존에는 배민PB 상품 '배민이지'를 비롯해 배민B마트와 배민스토어에 입점, 판매하는 식품, 음료, 생활용품 등 20여 개 브랜드, 총 6만 여 개 상품이 준비됐다.
인기 상품은 실시간으로 득템존에서 품절이 됐다. 유명 도넛 브랜드인 '카페 노티드' 상품이나 백설 '육수에는 1분링' 등 인기 브랜드나 가볍고 실속 있는 제품은 금세 동이 났다. 경기도 구리에 사는 송정훈씨(28)는 득템존이 열렸던 오전 7시 30분보다 한참 일찍 도착해 장바구니에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었다.
오전 9시부터 본격 달리기가 시작됐지만 여느 마라톤과 달리 참가자들은 러닝보다는 행사를 즐기는 데 집중했다. 보통 마라톤과 달리 기록을 재지도 않았으며, 2시간 이내 5㎞완주 시 장바구니에 들어 있는 상품을 모두 가질 수 있어 걷는 참가자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담은 물건을 러닝 도중 내려놓고 갈 수 있는 '무소유 카트'도 곳곳에 마련돼 참가자들의 체력 부담을 줄였다. 코스 후반에는 '즉석 우동'과 같은 무게가 나가는 물건들이 무소유 카트에 놓여있었다.
코스 내 설치된 두 개의 급수대가 시식코너처럼 운영돼 참가자들은 뛰다가도 서서 음식을 먹기도 했다.
배민에 따르면 장보기 오픈런 1차 얼리버드 티켓(2만8000원)과 2차 일반 티켓(3만3000원)은 판매 개시 1분 만에 바로 매진됐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참가 티켓이 웃돈을 주고 거래되기도 했다.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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