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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7만전자 헤매고 있는데… 증권가 "11만전자 간다"

삼성전자 주가 7만원대 등락 거듭
"HBM 밀렸다" 투자심리 위축에도
"엔비디아 승인 가능성 유효" 무게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후발주자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데다 상반기 HBM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여전히 저렴하다"며 10만전자를 넘어 11만전자를 내다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7% 하락한 7만5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달 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지난달 초 잠시 8만전자에 오르기도 했으나 다시 내려와 7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은 것은 HBM이다. SK하이닉스에 비해 HBM 경쟁력이 약하다는 우려가 확대된 때문이다. 상반기 내 HBM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HBM은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6월부터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HBM3E 납품을 시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HBM3E 퀄테스트(품질 검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3E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2·4분기 내 큰 변화가 발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가 55년 만에 첫 파업을 단행한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파업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9일 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그러나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전자를 넘어 11만전자까지 내다보고 있다. 실적 성장세가 뚜렷하고, 엔비디아의 HBM 퀄 승인 가능성도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과 IBK투자증권은 목표가(11만원)를 유지했다.

김윤호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확인하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HBM3 시장 진입 가능성 역시 높아 실적 개선 모멘텀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HBM 품질검증 승인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12단 양산 돌입이라는 기존 전망치도 달성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HBM 외에도 3·4분기와 4·4분기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은 각각 36.7%, 42.9%로 추정된다"며 "하반기에도 D램 가격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HBM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