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 선적 모습.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부진한 주가를 보이던 항공주가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물 항공'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20만400원에서 이날 2만2150원으로 8.57% 상승했다. 7거래일 중 하락세를 보인 건 지난 10일 뿐이다.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주는 지난달 말부터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1·4분기 항공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를 해소했다. 대한항공의 1·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9.6% 증가한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1% 늘어난 4361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4분기 저비용항공 4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대한항공 주가는 연초 대비 7.32% 빠졌고, 지난해 7월20일 기록한 52주 최고가(2만6400원)보다 16.09%나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이후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대한항공 주가를 밀어올렸다. 연기금은 이 기간 대한항공을 266억원어치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여름 성수기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화물 항공'을 거론한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화물 수송실적은 25.3만t으로 전년대비 16.4% 증가했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5월과 비교해도 15.0% 높은 호실적이다. 상하이-푸동발 항공화물 운임지수(BAI80)도 이달 초 기준 4865포인트로 전년동기 대비 39.0% 상승한 상태다. 글로벌 합산 항공화물 수요(CTK)는 지난 4월 기준 189억톤㎞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S증권 이재혁 연구원은 "최근의 항공화물 시황 호조는 홍해사태 등 공급망 불안에 따른 특송수요 증가와 컨테이너선 해상운임 급등세, C커머스(중국발 전자상거래) 성장에 따른 중국발 화물 기저수요 형성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항공화물 경기 호황이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대형 항공사들에게 우호적 시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도 "글로벌 항공화물 시장은 전자상거래 관련 물동량 증가가 항공화물 물동량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컨테이너 운임 상승과 운항 차질에 따른 긴급 수요 증가는 제한적으로 나타나지만 하반기 컨테이너 수송 차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항공화물의 반사 수혜 이슈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분기 '깜짝 실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혁 연구원은 "여객 비수기에도 대형 상공사 중심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도 “항공화물부문은 예상보다 강한 반등세를 시현하고 있다”며 “3·4분기 여객 성수기 도래, 하반기 반도체 회복 및 4·4분기 항공화물 성수기 도래 등으로 실적 개선 지속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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