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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떨어진 흑연값…"지금 공급망 전환 적기"

t당 480달러로 42개월來 최저
흑연, 배터리 음극재 핵심광물
전기차 수요둔화에 가격 떨어져

뚝 떨어진 흑연값…"지금 공급망 전환 적기"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핵심 광물인 흑연 가격이 3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가격하락에도 사실상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흑연에 대한 공급망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흑연 가격은 t당 48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475달러) 이후 3년 6개여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로 충전속도와 수명에 영향을 준다. 2020년대 들어 전기차 시장 급성장과 맞물려 흑연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 2022년 12월에는 사상 최대인 t당 900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나타나며 리튬, 니켈 등 주요 광물들과 함께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t당 2만달러까지 회복했던 니켈 가격은 최근 2개월만에 1만7800달러까지 다시 하락했다. 리튬 가격도 3개월만에 다시 ㎏당 100위안을 밑돌고 있다.

다만 이같은 수요 둔화에 따른 가격 하락에도 불구, 배터리업계는 흑연 공급망 확보가 어느 광물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흑연의 90%가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전기차 시장이 다시 회복기에 접어들 경우 가격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여기에 미국의 해외우려기관(FEOC) 적용 리스크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3일 미국 정부는 흑연을 중국 등 FEOC에서 조달하더라도 2026년 말까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유예했다.

단기간에 흑연 공급망 전환이 어렵다는 우리 정부와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2년의 시간을 벌게 된 만큼 아프리카, 북미지역 등으로 흑연 광물 공급국가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흑연 음극재의 국내 생산에 대한 정부 지원도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영향력이 큰 아프리카 국가와는 민관 합동 자원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우호세력 확보를 위해 북미 지역 흑연 기업과의 공급망 파트너십도 확대해야 한다"면서 "국내 흑연 생산은 높은 전력 비용, 오폐수 처리 등의 이유로 중국산 흑연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공급망 안보 차원에서 흑연 음극재 국내 생산을 위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