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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완전 망했다"던 그 교수…"돈 준다고 아이 낳지 않습니다"

EBS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 맛보기 영상 공개
“'한강의 기적' 만든 고강도 노동이 한국 사회 약화”

"한국 완전 망했다"던 그 교수…"돈 준다고 아이 낳지 않습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한국 출생률이 0.78명(2022년 기준)이라는 말을 듣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외친 조앤 윌리엄스(72)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가 “제가 무례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인 것이란 사실을 전해 듣고 머리를 움켜쥐며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한국 여성, 일과 가정 양립 어려워"…사회 전반 분위기 지적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11일 EBS가 공개한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 ‘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예고편에서 자신이 한국 사회를 '망했다'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보통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면서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부탁이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아이 낳기를 강요해선 안 된다"라며 "한국의 청년들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강의 기적’을 만든 한국의 노동 문화가 저출생 현상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돈을 준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노동 문화를 바꾸지 않는다면 현금성 지원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성은 가장, 여성은 주부?…모두에게 나쁜 시스템"

윌리엄스 교수는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요구하는 한국의 ‘이상적인 근로자상’에 대해 “남성이 가장이고 여성은 주부인 1950년대에 맞게 설계된 모델”이라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집안일은 8배, 자녀 돌봄은 6배 더 많이 하고 있으며, 남성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대가로 자녀를 돌보며 느낄 수 있는 기쁨을 포기한 사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을 보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0.82명에서 0.06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통상 연중 가장 출산율이 높은 1분기에 0.7명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달 제이티비시(JTBC)와의 인터뷰에서도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말한 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더 떨어졌다”는 취재진의 말에 “정말 충격적이다.
큰 전염병이나 전쟁 없이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처음 본다. 숫자가 국가비상사태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의 초저출생 문제에 대한 윌리엄스 교수의 진단과 처방은 오는 20일 밤 EBS 1TV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