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관련 개인 및 기관투자자 간 규제차익 줄여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 주요 내용.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당초 이달 말까지로 예정돼 있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년 3월 30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산시스템 등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인프라 및 제도부터 마련한 뒤 공매도를 전면 재개한다는 목표다. 동시에 공매도 관련 개인 및 기관 투자자 간의 규제차익을 줄이면서 그동안 개인 투자자에 불리했던 공매도 거래조건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 및 제도개선 관련 브리핑을 갖고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내년 3월 말까지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금융위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오는 7월 1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날 열린 민당정협의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조건을 통일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이 핵심이다. 김 부위원장은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대차·대주의 경우, 상환기간을 90일 단위로 연장하도록 하되 전체 상환기간을 12개월로 제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통상 대차 상환기간을 당사자 간에 협의 등을 통해 정하는 해외 주요국보다 엄격한 규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형사처벌도 강화하고 제재수단도 다양화했다. 현재 불법 공매도에 대한 벌금은 불공정거래와 동일한 부당이득액의 3~5배이며, 징역의 경우는 가중처벌이 도입되지 않아 1~30년이다.
김 부위원장은 “강력한 처벌을 위해 불법 공매도와 불공정거래 벌금을 모두 부당이득액의 4배에서 6배로 높이고, 불법 공매도로 인한 부당이득액 규모에 따라 징역가중처벌을 도입하겠다”며 “최장 10년의 금융투자상품 거래제한과 임원선임 제한 명령 등 새로운 제재수단 도입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포지션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공매도 공시기준을 보고기준 수준으로 강화하고, 유상증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가 공매도를 통해 차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공매도 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당장 자본시장법 개정 등 후속 입법 절차에 난항이 예상되면서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22대 국회 정무위원회 구성 이후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을 통해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는 증권사의 확인의무가 강화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들은 시스템 구축에 대한 부담이 있겠지만 수탁증권사만 놓고 보면 업무 과부하보다는 책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명확한 기준이나 통제방향이 정립돼 불확실한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금융산업실장도 “여전히 공매도 주체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이고, 매수는 개인 투자자가 주로 하는 데서 오는 문제가 있다”면서 “공매도를 활용한 내부자거래, 시세조종거래 등을 신속히 적발하고 관련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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