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리벤지 매치를 맞이하게 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전부터 가상자산에 우호적이었던 트럼프는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고, 바이든은 가상자산으로 후원금을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해졌다.
■트럼프 "코인 대통령 되겠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을 통해 “비트코인 채굴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대한 마지막 방어선”이라면서 “(아직 채굴이 안 되고) 남은 비트코인을 모두 ‘미국산’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미워해 중국과 러시아, 급진좌파 공산주의자를 도와준다”면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면) 우리가 에너지 분야를 장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에게 투표하라”라고 독려했다.
앞서 그는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선거자금 행사에서도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가상자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임원진 등 업계 리더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트럼프는 1200만 달러(약 165억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자산은 채굴 시 막대한 전력이 소비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규제 강화를 외친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진보 진영의 사기극’으로 여기는 트럼프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미국에서 가상자산 산업을 키우면 중국이나 러시아로 갈 미래 비트코인을 선점할 수 있고 채굴용 전력 공급을 위해 셰일오일·셰일가스 개발도 늘어나 ‘1석2조’라는 판단이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에는 민주당의 ‘텃밭’인 실리콘밸리를 공략하려는 속내도 담겨 있다. 그가 모금 행사를 연 샌프란시스코는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이자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곳에 터를 잡은 가상자산 업계에 ‘당신들을 좋아하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언제까지 지지할 것이냐’고 되묻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이든 "코인 후원금 추진 중"
코인에 대해서는 바이든도 물러서지 않는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코인베이스 커머스를 통해 가상자산으로 대선 후원금을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해졌다. 코인 전문매체 더블록은 “바이든 캠프는 이를 위해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들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대선 후원금 옵션에 가상자산을 추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코인베이스 커머스를 이용하고 있다.
소식통은 "바이든 캠프의 이같은 결정은 가상자산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바이든 캠프는 가상자산 문제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자신들이 가상자산의 적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 기업의 암호화폐 커스터디 의무에 대한 회계 지침(SAB 121)을 무효화하려는 의회의 노력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업계 안팎의 반발이 거세자 바이든 캠프가 기조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캠프 안팎에서도 ‘가상자산 문제에 침묵한다면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현재 7만 달러 수준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에는 15만 달러를 넘어선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이코노미스트는 미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센터 앤드루 겔먼 소장의 도움을 받아 미 대선을 예측한 결과 현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확률은 33%에 그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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