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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법인 IPO 절차 돌입…"세계 3위 시장 잡는다"

현지 점유율 확대 드라이브

현대차 인도법인 IPO 절차 돌입…"세계 3위 시장 잡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 대기업이 현지법인을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차는 IPO로 확보한 4조원대 자금을 기반으로 현지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SEBI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모회사인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주 중 최대 1억4200만주, 전체 지분의 17.5%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PO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 대신 기존에 현대차가 갖고 있던 지분의 일부를 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현대차 인도법인이 이번 IPO를 통해 현대차가 최대 30억 달러(약 4조1670억원)를 조달해 인도 IPO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도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 IPO는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 상장으로 조달액은 약 25억 달러(약 3조4730억원)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인도 내에서 매출 및 판매 기준으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완성차 업체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이후 1998년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로 경차 아토스를 개조한 쌍트로 양산을 시작했다. 이후 현대차는 승승장구하며 세계 1위의 14억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판매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판매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러시아 공장까지 매각한 만큼,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첸나이에는 현대차 제1·2공장이 있고, 중부 아난타푸르에는 기아 공장이 있는데, 최근에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탈레가온 지역에 있는 공장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탈레가온 지역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차가 오는 2032년까지 인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약 4조원인데, 이번 결정으로 대인도 투자 규모가 5조원까지 늘린다.

탈레가온 공장이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면 현대차그룹은 현재 연산 82만대 규모의 첸나이 제1·2공장, 34만대 규모의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에 이어 3번째 공장을 구축하게 된다. 공장의 증설이 완료되면 현대차·기아의 인도 현지 생산능력은 약 150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