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매각' 우협 대상자에 선정
국내 유일 화물 운송 항공사 강점
인수 희망가는 4500억~5000억
美 등 장거리 노선 시너지 기대감
대한항공 이어 단숨에 강자 부상
연합뉴스
국내 유일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자로 결정되면서 향후 국내 항공화물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선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등에 업은 중소 화물항공사인 에어인천이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확대와 업황 회복 속에 단기간 업계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인천, 미주-유럽 사업 확대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을 선정할 예정이다. 인수 희망가는 약 45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월 유럽연합 경쟁 당국(EC)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수·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번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EC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예상되는 미국의 기업결합 승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국 중 마지막으로 미국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에어인천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라는 점을 강조해 우선협상자 자격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중국과 동남아를 오가는 중·단거리 화물기가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707억원이다.
2022년 에어인천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가 인화정공, 한국투자파트너스 프라이빗에쿼티(PE), 신한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맺고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번 아시아나 화물 사업부 인수로 에어인천은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항공 화물시장, 회복세 예상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국내 항공업계 시장 점유율은 올 1·4분기 기준 19.4%로 대한항공(45.2%)에 이어 2위다.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를 포함해 모두 11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최근 4분기 기준 3000억원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냈다. 항공 화물 사업은 경기에 영향받는 사업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분위기는 좋다. 지난 5월 인천공항의 수송 통계 발표를 보면 항공화물은 25만2700t으로 전년동기대비 16.4% 증가했다.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항공화물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강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전례 없는 특수를 누렸던 항공화물 사업이 엔데믹 이후 운임 정상화 과정에서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시각이 컸다.
실제로 발틱거래소 항공운임지수(BAI)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지난해 1월 1㎏당 6.14달러에서 올해 1월 5.22달러로 떨어졌다.
2~3월에는 4달러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가 운임 하락을 상쇄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항공 화물은) 중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동량이 시황을 견인한 가운데 IT와 반도체 수요 역시 회복되고 있다"며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한 만큼 앞으로는 해운 병목에 따른 반사 수혜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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