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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에 입주물량 '폭탄'… 지방 아파트 전셋값 곤두박질

준공 후 미분양 10개월째 상승세
대전 동구선 물량 12배로 늘어나
"당분간 하락세"… 수도권과 대조

과도한 입주물량으로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아파트 미분양 부담 등으로 전셋값도 당분간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월배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 전용 84㎡는 지난 1월 3억6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데이어 이달 3일에는 같은 층이 2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됐다. 5개월 새 전셋값이 7000만원이 떨어진 금액이다.

대구 달서구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구 달서구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2240가구에서 올해에는 4732가구로 늘어났다. 1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대구내에서도 입주물량이 많은 편에 속한다. 올해 대구 입주물량은 2만2287가구로 지난해(3만5673)에 비해서 줄었지만, 여전히 적정수요(1만1839가구)에 비해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대전 동구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419가구에서 올해 5037가구로 늘어났다. 약 12배로 급증한 규모다. 대전 전체 입주물량은 지난해 3430가구에서 올해1만157가구까지 불어났다. 실제 대전 동구 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1단지 전용59㎡는 지난 2월 2억8000만원에서 이달에는 2억4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3개월 사이 4000만원이 하락했다.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은 3주 연속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기준으로 6월 둘째 주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하락했다. 5월 셋째 주(0.02%) 반짝 증가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약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1년 넘게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광역 지자체 중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곳은 광주, 대전, 세종, 강원, 충북,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9곳이다. 이 중에서도 대구와 충남은 적정수요보다 물량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부산, 대구, 울산, 충남, 제주는 지난해에 비해 입주물량이 줄어들었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도 부담이다.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 기준으로 지난 4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997가구이며, 이중 약 80%인 5만7342호가 지방에 몰려 있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전월(3월)보다 8.2% 증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지방은 1만590가구로 지난해 7월(7220가구)이후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도권 2378가구과 비교해도 약 4.5배에 달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의 경우 미분양 물량 적체와 젊은 세대가 일자리를 찾아 서울 및 수도권으로 상경하는 것도 요인"이라며 그"지방은 당분간 매물 소화 과정을 통해 바닥 다지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