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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의 과학2030]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우주항공청 개청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관련 전문가 일부만 초대
다양한 연구기관·기업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해야

[이태식의 과학2030]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우주항공청 개청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지난 5월 27일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열어갈 우주항공청이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는 오랜 기간 과학기술인들이 꿈꾸던 '한국판 나사(NASA)' 출범이 현실이 된 순간으로, 많은 국민들이 큰 기대감을 안고 지켜보았다. 공식적인 개청식은 3일 뒤 사천시에서 성대하게 열렸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그 중요성을 더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개청식에서 "5월 27일을 '우주항공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2027년까지 관련 예산을 1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며, 2045년까지 약 100조원의 투자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이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비전과 더불어 대통령의 희망적인 메시지는 단순히 레토릭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기대하게 한다. 이번 우주항공청 개청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번 개청식에 우주 관련 전문가들이 일부만 참석했다는 소식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그 영광스러운 순간에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초대받지 못한 것은 의아한 부분이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포럼에 100여명의 우주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는데, 개청식 참석 여부를 물어본 결과 단 몇 명만 참석했다고 답했다. 개청식에 참석한 우주 관련 전문가 명단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바는 아니지만, 우주항공청이 과학기술계와의 긴밀한 협력 없이 출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사천'이라는 지역적 한계와는 별도로 우주 관련 전문가들을 끌어안지 못하는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우주항공청 개청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그들이 냈던 목소리를 공허한 메아리로만 남게 할 것인가. 과학기술인들의 열정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협력과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큰 예산과 계획이 있어도 그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주항공청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우주항공청은 국내 연구 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여 우주 관련 기술 개발 및 연구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등 국제기구 및 선진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우주 산업의 흐름에 발맞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우주항공청은 다양한 연구 기관 및 기업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우주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우주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속적인 재정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을 제공해야 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과총도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우주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올해 벌써 두 번의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포럼(M2M Space Networking 포럼)'을 열었다. 이 외에도 6월 중순부터 개최 예정인 한·캐나다 학술대회(CKC), 한·유럽 학술대회(EKC), 한미 학술대회(UKC), 한·아시아 학술대회(AKC) 등에서 우주세션을 구성하여 우주항공청을 소개하고 자문형 네트워킹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개청은 대한민국이 우주강국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정부의 높은 관심과 재정적 지원은 필수적이며,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우주 산업이 더욱 번창하고,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 분야의 진일보한 업적은 물론 국가 경제발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우주항공청이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우주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면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