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점점 비싸지고, 차입구조는 짧아지고 있다. 신용도가 좋지 못한 일부 건설사의 조달금리는 10%에 육박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12일 전자단기사채 3개월물을 연 9.50%에 발행했다. 지난 10일 같은 신용도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이 3개월 만기로 발행한 전단채 금리(6.60%)보다 2.90%포인트 높다. 동부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A3+에서 A3로 하향돼 투자심리가 더 악화됐다.
동부건설은 2016년 10월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사업역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한국기업평가 김현 연구원은 "수익성이 하락하고, 용지 투자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며 "분양 경기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롯데건설(A2+)은 지난 13일 3개월 만기의 전단채 총 200억원어치를 연 5.62~6.50%에 발행했다. 같은 신용등급의 LS증권이 같은 날 3개월 만기로 발행한 전단채 금리(연 3.890%)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롯데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은 A2+이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나이스신용평가 권준성 연구원은 "분양경기 저하로 미착공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롯데건설은 진행 사업장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차입금의 급격한 확대 등으로 지난해 연간 2000억원을 넘는 금융비용이 발생했다. 올해 3월 말 도급 사업에 대한 PF 우발채무는 4조3100억원으로, 자기자본(2조65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브릿지론(3조66억원)이 PF 우발채무의 84.7%를 차지한다.
한양이 지난 14일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한 1년 만기 공모 및 사모채(418억원)의 금리는 모두 연 8.50%에서 결정됐다. 공모 녹색채권 금리가 사모채 금리와 같은 수준으로 정해졌다.
한양이 지난달 30일 발행한 사모채 금리가 연 7.50%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보름 사이 금리가 1%포인트 뛰었다.
한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B+, 단기물 신용등급은 A3+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 이승민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분양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은 주택부문의 비중이 높은 한양의 사업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공사원가 상승으로 인해 부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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