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3~5월 주가급등 후 조정 이어져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열풍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서도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주춤한 모습이다.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바람이 불면서 수혜주에서 비켜난 데다 중국 시장이 아직 불안한 점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는 이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리며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화장품업종 시가총액 1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9만42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4.74% 하락했다. 2위 LG생활건강도 같은 기간 41만7500원에서 39만2500원으로 5.99%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4.14% 상승했다.
중소형 화장품주들과 비교하면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34.52%), 삐아(13.03%), 코스맥스(9.35%) 등은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강세를 보였다.
앞서 3~5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30%가 넘는 급등세를 연출한 바 있다.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모인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 K-뷰티의 열풍은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이어서 수혜를 누리지 못했고,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에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매출 비중이 큰 중국 시장이 아직 회복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최근 화장품업종의 트렌드는 인디 뷰티"라며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도 인디 뷰티쪽을 강화하고 있으나 비중이 달라 인디 뷰티 성장의 수혜를 모두 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두 종목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부터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보이며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4.50% 늘어날 전망이다. 4·4분기 영업이익은 1445억원으로 598.84% 증가가 기대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082억원)을 1개 분기 만에 올리는 셈이다.
LG생활건강 역시 3·4분기 영업이익이 17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4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4분기 전망치는 89.21% 증가한 1035억원이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이날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가를 각각 21만원, 22만원에서 나란히 25만원으로 올렸다. NH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목표가도 42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2·4분기 실적은 중국 영향에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중국의 아쉬움을 미국이 상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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