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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안 부럽다"...'수출주 랠리'에 성장테마 지각변동


미국 수요와 한국의 대미 수출 상관관계
구분 시기 상관계수
민간소비 2000년 이후 0.6
코로나19 이후 0.9
민간투자 2000년 이후 0.6
코로나19 이후 0.9
(Refinitiv, 신한투자증권)

[파이낸셜뉴스] 2·4분기 들어 수출주 위주의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저평가된 주가와 수출이라는 성장동력이 만나 수출주 전반의 리레이팅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까지 인공지능(AI) 확산 기대감에 모멘텀이 발생했다면 2·4분기 이후로는 호실적을 낸 수출주를 중심으로 실적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시가총액 1조5000억원 미만 중소형주 가운데 2·4분기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대부분 수출 테마주였다. 동시에 1·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종목들이 많았다. 업종으로는 화장품과 음식료가 대표적이다.

우선 미국 내 선크림 수요 증가에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선진뷰티사이언스와 잉글우드랩을 비롯해 한국화장품제조, 토니모리, 브이티, 아이패밀리에스씨 등이 화장품업종의 상승을 주도했다. 음식료업종애서는 빙그레의 주가 상승세가 돋보였다.

브이티는 1·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12.6%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3764.5% 늘었다. 토니모리와 아이패밀리에스씨도 영업이익에서 세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다.

수출업종 전반의 저평가 매력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대선 등 주식시장 내 변수들이 산재한 가운데 믿을 것은 '펀더멘털'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연초 이후 업종 대표주의 올해 예상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음식료가 9.2배에서 11.6배로, 화장품은 12.4배에서 21.4배로 재평가됐다.

다만, 시총 1조5000억원 미만 중소형주 중에서 올해 1·4분기 증익을 발표한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PER 10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

신한투자증권 최승환 연구원은 "수출주는 국내 증시에서 주목받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낮은 수출 기저 효과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조합 때문"이라며 "수출주가 해당 구간에서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1·4분기 코스피 당기순이익은 예상치를 11.4% 웃돌았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증시 투자전략은 지수보다 업종 또는 종목 중심이어야 한다"며 "힌트는 수출 데이터가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이 결국 AI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출 회복의 중심에는 대미 수출 호조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반도체, 컴퓨터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미국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확인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이진경 연구원은 "미국발 AI 투자 사이클과 과거 닷컴버블을 비교했을 때 과거보다 견조한 기업 실적과 과열 방지를 위한 규제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방증한다"며 "미국의 재고 순환 사이클 저점에서 함께 반등한 한국의 수출 개선 사이클 또한 향후 3~4개 분기 지속된 후 고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