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 제공
[파이낸셜뉴스] SK그룹이 이달 말 예정된 3대 연례회의인 '경영전략회의'에서 올초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조화(리밸런싱)의 방향성을 점검한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그룹 전반의 리스크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그룹 경영철학인 'SKMS(SK경영관리시스템)' 등 위기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도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들이 모여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더불어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3대 연례행사다. SK그룹은 경영 현안과 기업문화 차원의 논의를 함께하자는 차원에서 기존 '확대경영회의' 명칭을 올해부터 경영전략회의로 바꿨다.
SK그룹은 특히 예년에는 통상 오전 10시께 회의를 시작해 참석자들의 발표에 이은 만찬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그룹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1박 2일로 늘리고 회의 방식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28일 이른 오전부터 시작되는 첫째날 회의는 종료 시각도 따로 정해두지 않은채 방향성이 도출될 때까지 계속된다. 둘째 날에도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회의를 계속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EO 간 토론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서는 그룹 경영철학인 SKMS 확산과 실천 방안, 그룹 리밸런싱 방향성 등이 논의된다. 다만 최태원 회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과 관련한 논의는 테이블 위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 회장이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에 대한 방법론이 토론 주제로 유력해 보인다.
아울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사업 등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보하는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최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출장 기간 반도체와 AI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글로벌 빅테크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회의 목적이 리밸런싱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것인 만큼 최근 알려진 것처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추진 등을 결정하거나 리밸런싱과 관련된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미국 출장으로 이번 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