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현장에 부는 디지털 바람
중기부, 작년 3000여곳 제조혁신
4곳 중 1곳 '고도화 단계' 이르러
수익 개선은 물론 구인난 완화도
중소기업에 '스마트화' 바람이 불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제조현장의 디지털전환(DX)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들은 생산현장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며 제조혁신에 나서고 있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부설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 중소기업 2867곳이 스마트공장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 중 1914곳은 기초단계 스마트공장, 953곳은 고도화단계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중기부는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총 2조1722억원을 투입해 국내 중소기업 3만3011곳에 스마트공장 도입을 지원했다.
경기 시흥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 '프론텍'은 스마트공장 구축 우수기업 중 한 곳이다. 프론텍은 지난 1978년부터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영위했으나 납품단가 인하와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2세 경영인 민수홍 대표가 기업 성장을 위해 지난 2015년 스마트공장 도입을 결정했고, 그 결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또 무인이송장치 도입으로 안전한 작업환경을 마련해 구인난도 완화했다.
이오선 대표가 이끄는 부산 표면처리 전문업체 '동아플레이팅' 역시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기업으로 꼽힌다. 동아플레이팅은 지난 2015년 스마트공장을 처음 도입한 이후 꾸준히 고도화해 생산성 37% 향상, 불량률 77% 감소, 제조 리드타임 25% 감소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현재 생산관리, 안전관리 등 모든 관리가 시스템화됐고 현장에 무인운반차(AGV)도 도입돼 있다"며 "스마트공장 덕분에 생산성은 높아지는 반면 원가와 불량률은 줄고 여기에 젊은 인재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이후부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의 앞으로를 내다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은 유사 매출액, 업종, 업력을 가진 미구축 기업에 비해 매출액 규모, 고용 등이 점차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구축기업의 평균 생산성은 29%, 품질은 42.1%, 납기준수율은 18.3% 향상된 반면 원가는 35.2%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평균 매출액은 11.3% 높아지고 고용은 2.1명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중기부는 지난해까지 총 3만3011곳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 중 25%만이 고도화단계고, 75%는 기초단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중기부는 그간 양적 확대 중심으로 추진해왔던 스마트공장 사업을 올해부터 고도화 중심으로 개편했다.
지자체나 민간에서 기초단계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중기부는 고도화 단계에 집중해 중소제조업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권순재 중기부 제조혁신과장은 "올해부터 정부 예산은 고도화된 스마트공장 지원에 사용되고, 기초단계 스마트공장은 각 지자체나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을 통해 진행된다"며 "매년 약 1000개의 고도화된 스마트공장을 육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도 "기초 스마트공장에서 더 나아가 공정이 완전히 자동화되고 데이터까지 읽어낼 수 있는 기업들을 오는 2027년까지 5000개를 육성하려고 한다"며 "스마트공장 공급 기업 역량도 키우며 제조혁신을 통해 해외수출 기업들을 더 많이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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