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행복한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살아갈 힘이 되어 준다. 저자 택리지의 신간 '그 속에서 놀던 모든 순간이 봄이었다'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 추억 이야기를 담은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의 두 번째 이야기로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한 추억의 장면들을 담았다. 70년대 말 80년대에 유년과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가난한 동네의 친구들과 산과 들로 뛰어다니고 흙 속에서 뒹굴며 개천에서 멱을 감았다. 그 때는 사소한 일에 서운하기도 했고, 밤잠을 설칠 만큼 설레는 일도 있었으며 아무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다. 순진무구한 얼굴, 정겨운 사투리로 웃음을 자아내는 순간들을 떠올릴 때면 걱정과 고민도 잊게 된다. 저자에게 친구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단지 추억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 크고 작은 일을 겪을 때마다 꺼내 보는 보물이다. 이 책을 통해 철없던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의 추억을 되살리며 인생의 봄 날 같았던 좋은 기억들로 단단한 행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친구를 갖는다는 건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명문대를 졸업한 후 성공한 출향인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 택리지는 가난하고 초라했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쌓은 추억을 곱씹으며 과거의 일을 소환한다. 공터만 있으면 장난치며 놀 만한 게 무궁무진했고 친구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풀빵'을 구워 먹던 그때 그 시절. 성적이 껑충 뛰어 85점 받은 시험지를 들고 친구에게 가장 먼저 자랑하고 싶었던 순간. TV가 귀하던 시절 친구집에 가서 눈치 보며 TV를 보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잔잔한 행복이 가득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철없던 시절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또 하나의 삶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뭐라고? 너도 그래?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라는 말을 주고받는다면 친구가 된 거라고 한다. 어느 순간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아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기도 하고 힘든 인생의 고비마다 다시 일어서는 힘이 돼 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억을 곱씹으며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추억은 우리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시간 여행을 하게 만든다. 점점 희미해지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릴 때면 어느새 행복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추억 부자다. 정월 대보름날에 쥐불놀이도 해 보았고 달리는 경운기 뒤편에 매달려 타다가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으며 소풍, 어린이날, 운동회 전날에는 늘 밤잠을 설치며 당일에 비가 안 오기를 간절히 빌었다. 이런 추억이 겹겹이 쌓여 있기에 큰일도 견딜 만한 작은 것이 되기도 하고 속상한 일에 파도처럼 일렁이는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땐 이런 추억이 절로 생겼는데 어른이 된 후엔 일부러 찾아다녀야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조금 서글프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유년과 학창 시절 친구들과 만든 소중한 기억 의 조각들을 담고 있다. 하루를 잘 보내기만 하면 그걸로 만족했고, 큰 욕심이나 바라는 것이 별로 없던 때라 더 좋았던 날들이 추억이 되면서 하나의 인생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추억을 떠올리는 누군가에겐 단단한 행복이 돼 줄 것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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