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
예로부터 생선과 소금을 실어 나르는 배가 드나들던 마포나루는 여곽과 주막이 즐비했고 한강 일대에서 가장 번화하고 활력 넘치는 곳이었다. 오늘날에는 크루즈 선박이 입항하는 기항지들이 현대의 마포나루로서 주목받고 있다. 해운·항만과 조선(造船)이라는 인프라 산업이 레저·관광이라는 문화산업과 통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크루즈 산업은 조선, 항만서비스, 숙박, 레저, 관광, 미식(美食), 공연예술, 쇼핑 등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레저관광의 결정체다.
공간적으로도 바다와 육지, 도시와 어촌, 항만과 선박을 연결해 이용객들의 즐거움을 최대화하는 종합선물세트와도 같다. 크루즈 산업은 승선부터 기항지에 이르러 즐기는 체류 관광, 크루즈선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때까지 색다른 즐길 거리로 가득해 이용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과 추억을 안겨준다.
코로나로 꺾였던 크루즈 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바다를 관장하는 해양수산부와 문화·관광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크루즈 산업이 미래세대의 일거리, 먹거리, 놀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힘을 합치기로 했다. 두 부처는 지난해 27만여 명인 크루즈 관광객을 2027년 100만 명까지 늘리고 작년 750여억 원이던 관광객 소비지출을 2027년 2791억 원으로 확대하는 크루즈 산업 활성화 계획을 수립했다. 국내 주요 기항지를 중심으로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 정책도 협업과제로 마련했다.
먼저 2026년 개장하는 새만금신항 크루즈 부두를 시작으로 새로운 항만 인프라를 확충해 나간다. 동해 묵호항 국제여객터미널을 2026년 경 신규 착공할 계획이며 추가적인 연안크루즈 기항지 개발도 추진한다. 터미널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팝업마켓을 운영하는 등 편의시설을 확충해 이용객들이 터미널에서부터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인천, 서산, 여수, 제주, 부산, 포항, 속초 등 7대 기항지의 지역 특색을 담은 여행 테마도 외래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는 유네스코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상품을 선보이고 속초는 세계적인 명산과 분단의 흔적까지 둘러볼 수 있는 체험 활동을 기획중이다. 이를 위해 두 부처는 특화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관광벤처를 지원하고 크루즈 관광상품 고도화와 연안 크루즈 시범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 해수부와 문체부가 가진 인적·물적자원을 활용해 체계적인 크루즈 유치 활동에 나선다.
가이드, 승무원 등 전문인력도 양성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구글, 테슬라, 삼성과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융복합(Fusion)이라는 단어를 21세기 기업 키워드로 설정해 기업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크루즈 관광산업은 조선, 항만, 관광, 레저, 문화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융복합돼 해양관광에 혁신을 창출할 것이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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