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차량 판매 감소세 지속
테슬라 빼면 수입차 시장 주춤
제네시스는 비교적 선방
서울의 한 도로 위를 달리는 연두색 번호판 수입 차량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고급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8000만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관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테슬라 제외)는 8만8265대로 전년 동기(10만3933대) 대비 15.1% 감소했다. 수입차 1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올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2만8958대, 2만3350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5%, 14.8% 감소한 수치다.
다른 브랜드의 상황도 비슷하다. 볼보의 올해 국내 판매대수는 5733대로 전년 대비 19.2% 줄었고, 아우디는 2701대로 집계돼 67.4% 감소했다. 포르쉐 역시 올 들어 판매가 3296대를 기록해 작년 보다 35.6% 역성장했다. 또 벤틀리의 올 들어 국내 판매량은 100대로 전년 대비 65.8%, 롤스로이스는 75대를 기록해 32.4% 감소했다. 다만 람보르기니는 올 들어 155대가 국내에서 팔려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국산 고급차인 제네시스는 올해 1~5월 국내에서 5만5690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상승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GV80의 판매 호조세 영향이다. 작년 10월 GV80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 올해 1~5월 국내 시장에서 팔린 GV80은 2만949대로 전년 대비 74.7% 급증했다. 다만 G70, G80, G90, GV60, GV70 등 나머지 차종들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선 최근 국내에서 고급차 판매가 주춤한 이유로 고금리 영향과 더불어 올해부터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등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전체 수입차 판매 가운데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연간 기준 40%에 달했지만, 올해는 33%까지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영향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는 금리 요인 보다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 도입이 판매 감소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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