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레미콘 타설 스톱...공사지연 등 타격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수도권 레미콘 운송사업자들이 총파업에 나서며 건설현장에 레미콘 타설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문제는 레미콘 제조사들이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레미콘 운송노조) 수도권 남·북부본부는 지난 1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여파로 수도권 건설현장 10곳 중 6곳이 레미콘 타설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레미콘 운송노조 수도권 남·북부 본부는 조합원 7964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6613명, 83%가 휴업에 찬성, 운송단가 협상에 진척을 보이지 않자 파업을 강행했다. 2022년 7월 이후 2년 만의 파업이다. 다만 2022년 2년치 인상을 한꺼번에 올려 지난해에는 파업이 없었다.
운송노조의 요구 조건은 운송료 인상이다. 지난 2022년 파업 당시에는 운송료를 5만6000원에서 6만9700원으로 1만3700원, 24.5% 인상했다. 그러나 올해는 협상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를 하나로 통합해 운반비 단가 계약을 맺자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별 협상과 권역별 협상으로 진행해 왔다. 노조가 이를 통합 협상하자고 나선 것이다.
이에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두 요구 조건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태 장기화를 예상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우선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시멘트 가격 및 골재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레미콘 업계 원가구조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올해 운반비까지 추가로 인상된다면 중소레미콘사들은 경영난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 이를 소비자들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협상안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는 레미콘 운송사업자들은 노동조합법상 노조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결정 때문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운송사업자들은 최근 경기지노위로부터 노동조합법상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았다"며 "공정거래법상 개인사업자들의 단체행동은 불법인 만큼 집단운송거부 등 단체행동에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레미콘 제조사는 계약해지를 비롯해 업무방해로 인한 손해배상 등 모든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비노조 기사를 투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원들이 건설현장과 레미콘 공장 앞에서 물리력을 사용해 운행을 막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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