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LG에너지솔루션이 프랑스 최대 자동차 기업 르노에 전기차 59만대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한다. 중국이 잠식한 중저가 LFP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사의 첫 수주 성과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규모를 5조원대로 보고 있다.
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사업부장(부사장), 최승돈 자동차개발센터장(부사장), 르노 최고제품책임자(CPO) 프랑스아 프로보 부사장, 최고기술책임자(CTO) 질 르 보르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공급 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5년이다. 전체 공급 규모는 39기가와트시(GWh)로 순수 전기차 5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2023년 기준 LFP 배터리의 평균 가격을 감안하면 이번 수주액이 5조~6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계약은 국내 배터리사 최초로 중저가 제품인 LFP 분야에서 중국을 제치고 대규모 공급을 따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 에너지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 상위 5개 기업 중 4개 기업이 중국 국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과 BYD는 각각 34%와 1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고용량·고효율 배터리를 주로 공급했다. 제품 경쟁력은 앞서지만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 업체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에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넘어선 비결은 기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LFP 배터리는 파우치형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TP) 공정 솔루션을 적용했다. 셀투팩은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는 팩 디자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기존 LFP 제품보다 가격, 에너지밀도, 안전성 등 모든 측면이 개선된 배터리"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저가 제품군에서 잇따라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아가 국내에 이어 올해 하반기 유럽 시장 등에 출시하는 보급형 전기차 EV3에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다.
기아의 첫 EV 대중화 모델로 꼽히는 EV3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가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세운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NCM 배터리가 들어간다. 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가가 3000만원대인 보급형 전기차인데도 LFP가 아닌 NCM 배터리가 탑재돼 주목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EU)은 연평균 주행거리가 약 1만2000㎞로 북미의 절반 수준이며, 소형차·준중형차 판매 비중도 40%"라며 "전기차 배터리도 중저가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이번 계약이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중요한 이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 상위 5개 기업 |
순위 |
기업명 |
생산량 (GWh) |
국적 |
1 |
CATL |
80.7 |
중국 |
2 |
BYD |
70.2 |
중국 |
3 |
고션 하이테크 |
17.1 |
중국 |
4 |
EVE 에너지 |
15.8 |
중국 |
5 |
LG 에너지 솔루션 |
10.0 |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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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테크니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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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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