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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신속진압 기술 상용화"

전태용 DL이앤씨 주택설비팀장
EV-DL 시스템 개발 주도 역할
수동·이동·고정식 세 타입 선봬
"일반 건축물 등 확대 적용 온힘"

"전기차 화재 신속진압 기술 상용화"
"일부 아파트에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제한하는 등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기존 소화설비로는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어려워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DL이앤씨 돈의문사옥에서 만난 전태용 DL이앤씨 주택설비팀장(사진)은 전기차 화재 진압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DL이앤씨는 '탱크테크'와 함께 건축물 내 전기차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 EV-DL을 선보였다. 전 팀장은 시스템 개발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EV-DL 시스템은 10분 만에 화재 진압이 가능해 시간을 대폭 줄인 게 특징이다.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차량 위치로 진압 장비를 이동시킨 뒤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분사해 진화하는 방식이다. 전 팀장은 "이 과정에서 배터리 팩 내부의 열을 식히고 화재 확산을 막아줘 주차된 상태에서도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수동식, 이동식, 고정식 세 가지 타입으로 개발됐다. 수동식은 화재 시 직접 수동으로 장치를 연결해 소화하는 방식이다. 이동식은 화재구역으로 자동 이동해 소화하는 방식, 고정식은 주차면에 설치된 장치가 화재 시 자동으로 작동한다. 최근에는 수동식 제품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일부 소방서에 시범 설치돼 운영 중이다.

DL이앤씨는 기술시연회를 열고 여러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시스템 확산에 나서고 있다. 전 팀장은 "EV-DL 시스템을 소방의무시설로 편입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탱크테크와 함께 다른 아파트와 일반 건축물에도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재는 주차 중이거나 충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 139건 중, 주차 도중 발생한 사고가 36건(25.8%), 충전 중 발생한 사고가 26건(18.7%)을 차지했다.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까지 최대 8시간이 소요된다. 화재 발생 시 배터리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열 폭주' 현상과 배터리가 보호 팩으로 덮여있어 일반적인 소화 약제로는 불을 끄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