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비상통제센터. 에쓰오일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공정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시장 장악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생산 효율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올리고 환경·책임·지배구조(ESG) 열풍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디지털트윈·드론·로봇개까지..."사람 대신 현장 상황 진단"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K에너지)는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온산공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 3년간 255억원을 투입해 자체 통합 제조운영 관리시스템 ‘에쓰-아이맘스(S-imoms)'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분산 운영하던 30여개 시스템을 하나로 모으고 장치 상태·성능을 실시간 진단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종이로 출력하던 작업허가서, 교대 근무 일지 등 현장 점검 시트 등을 전면 디지털화하고 업무 절차를 자동화해 현장 업무 효율성 개선과 잠재적 사고 발생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HD현대오일뱅크도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 컴퍼니 전환, 밸류체인 최적화 등 공정부터 업무 현장까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업무 현장에서 전사 데이터 통합 관리를 통해 부서간 존재했던 데이터 격차를 줄이고, 디지털 기반의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해 페이퍼리스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또 HD현대오일뱅크의 계열사인 HD현대쉘베이스오일은 하나의 공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각 제품의 판매 가격 변화에 맞는 최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최적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운전 조건을 도출하고, 공정 운영에 도입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초 공장 내 대형 회전기계들 운전 중 이상 발생을 사전에 감지하고, 진동 및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세 진단과 현장 조치 방안 권고 기능을 갖춘 설비 '디지털 트윈'를 구축했다. 아울러 질식 위험성이 높은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 작업에 로봇을 투입해 작업자의 질식 사고 위험을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생산기지인 울산 남구 울산콤플렉스(울산CLX) 내에서 로봇개가 순찰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울산CLX) SK에너지 생산 현장에 AI와 디지털 전환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 2.0'을 도입했다. 생산 현장 내 드론은 체육관 크기만 한 75만 배럴 용량의 원유저장탱크를 점검하고, 로봇 개에는 고성능 카메라와 열화상카메라, 자동회피 기능 등이 탑재돼 이상 반응을 감지 모니터링 시스템에 알람을 보낸다.
손실 줄여 비용 낮춘다…경제효과 100억원 이상
정유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것은 이상 발생에 따른 생산 손실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중립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100% 수입해 석유제품을 제조하고 내수 소비되지 않은 제품을 수출해 수익을 얻는다.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중국과 인도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시설 유지보수 등에 투입되는 비용 정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에쓰오일의 경우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업무 혁신으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도 100억원 이상 비용 개선 효과를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후 안전, 환경, 원유 투입 계획, 제품 생산량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스마트 플랜트로의 전환을 가속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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