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
채소 씨앗 국산화 38년 한우물
쌈·열매채소 종자 국산화 결실
팬데믹땐 도시농부 열풍 주도
올 해외매출 두 자릿수 성장세
"전 세계 K씨드 우수성 알릴 것"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
"잠이 오는 상추, 카베진(일본 양배추) 등 기능성 채소를 바이오 분야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사진)는 7일 "잠이 오는 상추 씨앗을 바이오 업체에 공급하기로 확정한 뒤 올 하반기부터 납품하고, 해당 바이오 업체는 이를 활용해 천연 수면제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일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카베진 씨앗 역시 육종을 마친 뒤 바이오 업체와 함께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는 천연 소화제에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38년 동안 종자(채소 씨앗) 분야에 종사해왔다. 그는 건국대에서 원예학 석사를 마친 뒤 지난 1986년 서울종묘에 입사했다. 당시 업계 2위였던 서울종묘에서 종자 수출을 위해 해외 각지로 돌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종자 국산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뒤 지난 1992년 아시아종묘를 창업했다.
류 대표는 "창업 초기엔 상추와 치커리, 청경채 등 진입장벽이 낮은 쌈채소 종자를 국산화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후 양배추와 무, 브로콜리, 콜라비 등 배추과채소 종자, 수박과 멜론, 참외 등 열매채소 종자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갔다"고 말했다.
이처럼 종자 분야에서 하나하나 국산화를 일군 결과 아시아종묘는 현재 농우바이오에 이어 국내 종자 업계 2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8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9.8% 늘어난 264억원이었다.
아시아종묘는 현재 경기 이천 장호원과 전북 김제에 각각 육종연구소를 운영한다. 아울러 전남 해남에 채종연구소, 전남 영암에 품질관리센터 등 거점을 두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옥상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지난 2019년 경기도 하남에 연건평 1514㎡ 규모로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 문을 열었다. 채가원에서는 비료와 씨앗, 화분, 원예자재, 소도구 등 도시농업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판매한다. 그는 "채가원을 운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팬데믹'이 불어 닥치면서 우려가 컸는데, 반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옥상이나 텃밭에서 농사를 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채가원은 호황을 누렸다"며 "하나의 건물로 구성된 하남 채가원에 이어 넓은 공간에서 채소 재배 교육과 함께 판매까지 이뤄질 수 있는 채가원 2호점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류 대표는 내수 시장에 이어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11년에 인도 법인, 2013년에 베트남 지사를 각각 구축했다. 이후 베트남 지사를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현재 해외 2곳에 법인을 운영 중이다.
류 대표는 "인도 법인은 지난해 처음 흑자로 전환했으며, 이를 계기로 인도 현지에 추가로 부지를 알아보는 등 법인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인도, 베트남에 이어 중앙아시아 등에 추가 거점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8%에서 올해 42%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해외 실적이 늘어나면서 올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아시아종묘를 한국을 대표하는 'K씨드' 회사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글로벌 종자 시장은 몬산토와 신젠타 등 해외 기업들이 과점하며 한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전 세계 종자 시장에 K씨드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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