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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데뷔' EV9, 7개월새 1만대 팔았다

EV9 이어 아이오닉9도 미국서 생산 예정
현지생산 통해 수요 확장

'美데뷔' EV9, 7개월새 1만대 팔았다
기아 플래그십 전기차 EV9. 기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7개월 만에 누적 1만대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되면서 국내 판매는 주춤한 모습이지만, 미국 시장에서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기아는 올해 5월 말부터 현지 공장에서 EV9 조립 생산을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울러 현대차도 올 10월부터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등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전기차 공략에 한층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EV9의 미국 내 누적 판매량은 올해 6월 말 기준 1만794대로 집계됐다. EV9은 작년 12월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 단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올 상반기 EV9의 국내 판매량이 1225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EV9은 올해 초 2024 월드카 어워즈'에 세계 3대 자동차 상인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되는 등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EV9은 글로벌 최고의 전기차에 주어지는 세계 올해의 전기차도 수상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자 기아는 발 빠르게 증산에 나섰다.

지금까지는 전량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미국 시장에 판매했지만 기아는 2억달러(약 2760억원)를 투자해 올 5월부터 텔루라이드, 쏘렌토, 스포티지 등을 만들고 있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EV9 생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EV9의 미국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진 혜택을 못 보고 있지만 북미 조립 요건을 갖추게 돼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도 앞으로는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도 올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 등의 전기차를 본격 생산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연내 출시를목표로 하고 있는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9(가칭)도 HMGMA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두 차종 모두 IRA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9는 EV9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한번 충전하면 500㎞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큰 자동차를 좋아하는 시장 특성을 반영해 현대차·기아가 EV9에 이어 아이오닉9 등 준대형 전기 SUV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