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지수 4.96% 올랐지만
종목 쏠림 현상 갈수록 심화
PBR 하락 종목 462개 달해
코스피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년 만에 1배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다수 종목이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쏠림이 가속화되면서 460개 종목은 PBR이 오히려 내려갔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의 PBR은 1.02배(5일 기준)로 나타났다. 코스피의 PBR이 1배를 웃돈 것은 지난 2022년 6월 이후 2년여 만이다.
PBR은 통상 증시의 저평가 기준으로 불린다. PBR이 1배를 넘어섰다는 것은 주식 가격이 적어도 청산가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올해 1월 정부가 밸류업 정책에 대해 운을 띄운 이후에도 코스피시장의 PBR은 줄곧 1배 부근을 맴돌았지만 최근 정부가 밸류업 세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삼성전자가 2·4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코스피지수는 연고점을 달성했고, PBR도 동반 상승했다.
PBR은 개선됐지만 업종 간의 간극은 더욱 뚜렷해졌다. 주가가 오르는 종목만 더 오르는 쏠림 장세가 지속되면서 소외 종목이 늘어난 때문이다. 지난 한 달 간 코스피지수는 4.96% 올랐지만 이 기간 PBR이 하락한 종목(462개)이 상승한 종목(229개)보다 약 2배에 달했다.
최대 관심사인 PBR 1배 미만 종목 수는 요지부동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코스피시장의 PBR은 0.98배에서 1.02배로 올라섰지만 한 달 전과 같은 533개 상장사의 PBR은 여전히 1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 PBR이 상승한 업종은 기존에도 주가가 낮지 않았던 업종들이다. 이수페타시스(11.61배→13.44배), 한미반도체(26.52배→28.15배), SK하이닉스(2.49배→3.04배)와 같은 반도체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2.96배→3.47배), LIG넥스원(3.44배→4.08배) 등의 방산주, HD현대미포(1.42배→1.89배), HD현대중공업(2.19배→2.54배) 등 조선주가 대표적이다.
반대로 저평가가 심해진 종목은 업종을 불문하고 늘어났다. 특히 업황 부진이 지속된 유통주나 철강주는 PBR이 0.5배 이하여서 '초저평가주'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마트는 0.14배에서 0.13배로 내려앉으며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두 번째로 PBR이 낮다. 롯데쇼핑도 한 달 간 PBR이 0.19배서 0.18배로 하락했다. 현대제철(0.21배→0.20배), 동일제강(0.22배→0.21배), 동국제강(0.31배→0.27배) 등도 부진하다.
시장에서는 오는 11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석 달 연속 경기 둔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예상대로 물가가 잡힐 경우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종목장세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6월 한 달 간 코스피지수가 6.1% 상승하면서 이달 초에는 신고가를 달성했지만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은 그만큼 종목장세의 전투가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최근 CPI 선행지수들은 CPI가 1·4분기에 반등했다가 여름 전후로 안정될 것임을 공통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만큼 일시적 경기 둔화가 증시 동력으로 작용하는 '썸머랠리'가 여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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