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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 자회사 크레이튼, 10억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 발행

DL케미칼 자회사 크레이튼, 10억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 발행
[파이낸셜뉴스] DL케미칼은 자회사 크레이튼이 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서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 수요 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9일 밝혔다.

3년 만기로 발행되는 크레이튼 글로벌 본드는 대한민국 국가 신용도와 동일한 산업은행이 지급을 보증했다. 발행은 산은을 비롯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제이피모간, 미즈호, 스탠다드차타드 6개사가 주관했다. 산은의 지급 보증 지원으로 크레이튼 글로벌 본드의 금리는 초우량기업 수준인 5.00%로 책정됐다. 이번 크레이튼에 대한 지급 보증은 국내 은행의 보증부 해외채권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DL케미칼이 산은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빠르게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전환을 서둘러, 업황 부진에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는 DL케미칼의 기업 역량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작용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DL케미칼은 호황기 때부터 범용 중심에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의 이동을 시작했다. 2020년 이소프렌 라텍스 세계 1위 업체 카리플렉스를 인수하고, 2022년에는 글로벌 SBC시장 선도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바이오케미칼 사업체인 크레이튼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DL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중심에서 고부가 스페셜티 시장인 합성고무, 접착 소재, 바이오 케미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했다.

여기에 더해 DL케미칼은 지난해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PE) 제품 대비 가격 프리미엄이 월등히 높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POE는 태양광 봉지재, 자동차 컴파운드 등에 쓰이는 스페셜티 소재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폴리부타디엔(PB) 고무는 지난해 12월 증설을 완료해 생산능력을 연 20만t에서 22만t으로 늘렸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DL케미칼은 지난 1·4분기 별도 기준 5016억원이라는 출범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매출의 16.5%에 달하는 828억원을 기록했다.

DL케미칼은 조달된 자금을 크레이튼의 기존 차입금을 차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DL케미칼은 2022년 크레이튼 인수 당시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부터 9억 5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1조1200억원)규모의 자금을 텀론B를 통해 확보했다. 텀론 B금융은 미국 M&A 시장에서 주로 활용되는 방식으로 신속한 협상 및 인출이 가능하고 조건이 유연한 장점이 있으나 이율이 다소 높다. DL케미칼은 이번 채권발행을 통한 크레이튼의 금융 비용 절감에 더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과 함께 향후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