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ETF 순자산액 4조8564억...1년 전 대비 3.5배↑
이 기간 상품 수도 9개→ 22개로 대폭 늘어
하지만 금리 인하 시점 점차 밀려...당분간 자금 묶일 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사진=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고개를 든 금리인하 기대감에 국내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만기를 늘려 잡았으나 금리인하가 지연되면서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
초장기채 ETF 시장 자체는 대폭 커졌으나 정작 투자자들은 길게는 1년 반 동안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미국 국채 및 국내 국고채 30년물 ETF(인버스 제외)의 합산 순자산은 4조8744억원(8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1년 전(1조3977억원) 대비 3.5배, 지난해 초(2905억원)보다는 16.8배 늘어난 수치다.
상품 수도 이 기간 3개→9개→22개로 대폭 증가했다. 유형 역시 커버드콜, 엔화노출, 액티브, 레버리지 등으로 다양화됐다.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장기채 상품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2년여 동안 유례없는 금리인상이 이뤄진데 따른 판단이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민감해 장기채는 상대적으로 금리인하시 채권가격이 높이 뛰면서 큰 자본차익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채 투자자들은 여전히 과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연초 이후 30년물 ETF 가운데 수익률 선두는 유일한 인버스인 ‘KODEX 미국30년국채울트라선물인버스(H)’(7.09%)였다. 국고채 30년물 상품들은 1~4%대에 형성됐고, 미국채 30년물 상품들은 손실을 내고 있다. 이 기간 성과 산출이 가능한 ETF 중 14%대 손실률을 기록한 상품도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긴축 종료를 향하고 있다. 6월 실업률이 예상치를 넘은 4.1%로 나타났고, 직전 2개월 취업자 수가 11만1000명 하향 조정됐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의 점진적 둔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서비스업 임금 상승 압력이 추세적으로 완화되면서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업의 물가 안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준은 금리인하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이르면 9월 피봇(통화정책 전환)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불확실한 상황이다. 실제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이를 선반영한 시장이 얼마나 움직여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대선이라는 변수도 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국채 금리가 튀어 올랐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재정지출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국채 발행이 늘고, 금리는 지금보다 더 오르면서 채권값은 떨어질 수 있다. 이 밖에 공급망 차질, 국제유가 상승 등도 금리인하 시점이나 폭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