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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10번 총파업" 파업 공화국 되나...재계 "불법 정치파업" 엄정대응 촉구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10일, 13일 총파업 예고
경영계 "불법 정치파업 철회해야...정부 엄정대응 촉구"

"5년간 10번 총파업" 파업 공화국 되나...재계 "불법 정치파업" 엄정대응 촉구
지난해 7월 12일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서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대통령 집무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5년간 10번 총파업" 파업 공화국 되나...재계 "불법 정치파업" 엄정대응 촉구
지난해 7월 2일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표적인 강성노조인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노란봉투법 입법화(노동조합법 2·3조 개정)'와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10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경영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속노조는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8월에도 총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노조법 개정과 정권퇴진 등 정치적 요구를 목적으로 내세운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정부의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파업을 강행한 가운데 금속노조의 총파업까지 겹치면서 하투가 본격화된 양상이다. 9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10일 총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18만3000명 중 6만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임금협상이 잠정 합의에 이른 현대차 노조 간부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오는 13일 2차 총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진행 중인 노조에 힘을 싣는 한편, 정권 압박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파업에는 기아, 현대제철, 한국GM, HD현대, 한화오션 등 주요 제조기업 노조가 참여한다. 이들 기업 측은 "노조 간부들의 참석으로 당장 생산 차질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생산현장으로 총파업이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속노조는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개선과 신규채용 확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 노조 회계공시 제도 철폐, 산별교섭 제도화 및 교섭창구단일화제도 폐지, 방위산업체 노동자 쟁의권 제한 철폐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재계는 이번 총파업이 금속노조의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장외 투쟁이자 조선·자동차·철강 등 주요 기업들의 임단협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이들 주요 대기업 노조들은 임금 및 성과급 인상, 정년 61~65세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10일 총파업 현장에서도 정년연장 요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조선, 철강, 기계 등 금속산업을 중심으로 조직된 금속노조는 조합원이 18만3000여 명으로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중에서 공공운수노조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금속노조 산하 대기업 사업장인 현대차·HD현대중공업 노조 등에서도 파업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생산직·사무직 2시간 경고 파업을 벌인 한국GM지부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로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도 이달 22~2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일 예정이라 노동계에서 '하투'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5년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10건이나 된다. 재계는 노조가 여소야대 구조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총파업을 연례적, 상시적 수단으로 전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금속노조 총파업에 대해 "법 개정과 정권 퇴진 등 정치적 요구를 목적으로 내세운 불법 정치파업"이라면서 "지난해에도 정권퇴진 등을 주장하며 불법파업을 강행한 금속노조가 반복적으로 불법파업을 벌이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경영계는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 파업과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엄정한 대응을 요구했다. 특히, 경총은 금속노조에 대해 "정당성 없는 불법파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도 "고금리·고환율 장기화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등을 요구하는 불법파업은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고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동호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