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김선빈, KIA 김선빈과 생일‧혈액형 모두 같아
김선빈, 덕수고와의 4강전서 3타수 3안타
고교 최고 투수 정현우 상대로는 고의사구까지
김성준과는 영혼의 배터리 … “팝타임 가장 자신있어”
1학년이 0.433에 3홈런 … 2년 뒤 드래프트서 돌풍 예고
광주일고 김선빈 (사진 = 선수 본인제공)
【목동(서울)=전상일 기자】 KIA 타이거즈의 2루수 김선빈은 2008년 KIA에 입단했다. 고2 당시 세계청소년 야구 대표로 선발되었고, 2007년에는 아시아 대회에서도 청소년대표에 선발되었다. 투수와 유격수를 겸하는 만능 선수였다.
그런데 김선빈이 고3때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그 시기에 태어난 또 다른 김선빈이 있다. 단순히 김선빈이 고3때 태어난 것이 신기한 것이 아니다. 이 두 명은 이름도 같지만, 생일도 12월 18일도 같다. 혈액형도 같다. 이럴수가 싶나 싶을 정도로 우연이 겹쳐져 있다.
광주에 나타난 또 다른 천재 포수 김선빈이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김선빈은 7월 13일 덕수고와의 경기에 포수로 선발출전해서 3타수 3안타를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거기에 귀중한 결승 타점도 1개 추가했다. 단순히 빗맞은 안타가 아니었다. 3루타 1개, 2루타 1개, 단타 1개를 고루 터트렸다. 무엇보다 상대 투수가 올 시즌 1라운드 최상위지명이 유력시되는 김태형이었다는 것이 더욱 대단하다. 자기보다 한 살 많은 특급 투수를 상대로 좋은 타격을 보였다. 김태형은 상위지명 뿐만 아니라 청소년대표 승선도 유력시 되는 선수다.
이날 김선빈과 호흡을 맞춘 광주일고 김성준 (사진 = 전상일 기자)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8회에는 정현우를 상대로 고의사구를 얻어냈다.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정현우는 변화구를 던지며 김선빈을 어려워했다. 카운트가 2볼로 몰리자 정윤진 감독은 자동고의사구를 지시했다. 정현우는 올 시즌 전체 1번을 다투는 초특급 좌완 유망주다. 이런 투수에게 고의사구를 얻어냈다는 것 자체가 김선빈의 타격감이 얼마나 절정에 올라와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선빈이 잘한 것은 이번 대회만이 아니다. 김선빈은 안산공고와의 경기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야탑고와의 경기에서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여기에 올 시즌 타율은 무려 0.433에 홈런도 3개를 기록하고 있다.
김선빈은 유급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1학년이다. 그리고 이날 배터리를 이룬 김성준과는 충장중 시절부터 함께 했던 동기이기도 하다. 김선빈은 “지난 대회에서는 김태형을 만나서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벼르고 있었다. 직구만 노려친다는 느낌으로 타석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KIA 김선빈/ 사진 = 뉴스1
더욱 백미였던 8회에 김선빈은 “그때 홈런을 치면 사이클링 히트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정현우가 올라왔을 때 홈런을 노리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타격감이 워낙 좋아서 상대하고 싶었는데 고의사구가 나와서 아쉽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친구인 김성준에 대해서는 “직구가 라이징패스트볼이다. 떠 오르는 느낌이 있어서 정말 매력적이고 제구가 되는 친구다. 그런데 오늘은 너무 지나치게 흥분을 한 것 같아서 가라앉혀주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선빈은 드래프트에 나서려면 2년은 더 있어야 한다. 1학년 포수가 경기에 출장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하물며 덕수고와 같은 강팀을 상대로 전국대회 8강에 나선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이날 광주일고는 김성준의 맹활약에 들썩 거렸다.
하지만 김성준이 전부가 아니다. 빼어난 기량에 이름력까지 뛰어난 1학년 포수의 등장에 고교야구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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