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3년 사이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수 추이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 대형 증권사와 신탁사 중심으로 빠르게 직원들이 줄어든 모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손실 등으로 몸집을 가볍게 하면서 선제적인 감원을 진행한 결과다.
16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수는 5만6747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12월 말 5만7296명, 2023년 5만7071명으로 점차 감소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 12월 말 3만9634명이었던 증권사 임직원은 올해 3월 말 3만8820명으로 800명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빅 4에 해당하는 증권사 중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임직원은 2022년 말 3706명에서 올해 3월 말 3502명으로 200명 이상이 줄었다. 2020년 12월 말(4036명)과 비교하면 3년여 사이 500명 넘는 직원이 짐을 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말과 올해 1월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2016년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조직이 커지면서 인력 적체 해소와 세대 교체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비해 다른 대형 증권사 임직원 수는 변동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KB증권의 직원 수는 2022년 12월 기준 3017명에서 2024년 3월 기준 3011명으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올해 4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부서에서 대거 짐을 싼 인원을 포함하면 KB증권 감원 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지난 4월 부동산금융을 총괄하는 IB3 총괄본부 내 프로젝트 금융본부에서 총 9명에게 계약갱신 불가를 통보한 바 있다.
NH투자증권(3136명→3091명), 한국투자증권(2993명→2924명) 등도 직원 수는 줄었으나 수십명에 그쳤다. 이 외 신한투자증권(2694명→2597명)에서 100명 가까이 줄었다. 삼성증권은 외려 2592명에서 2613명으로 늘었다.
신탁업계도 2022년을 정점으로 직원 증가세가 꺾였다. 신탁업계 종사자는 2022년 12월 말 2984명으로 3000명에 육박했으나 올해 3월 말 기준 2919명으로 줄었다.
무궁화신탁의 경우 약 2년여 사이 473명에서 400명으로 줄었다.
부동산 PF, 해외 부동산 손실 등을 고려하면 증권업계 및 신탁업 감원폭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민연금은 증권, 보험 비중을 늘리려는 계획으로 증권업계의 밸류업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이 PF 시장 위축 등으로 PF 관련 부서 감원 폭을 늘림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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