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경협 회장, 재계 영향 진단
"美 민주당이 자국기업 더 보호"
한경협 합류 4대그룹 회비납부엔
"시간 걸리겠지만 좋은 소식 올것"
한경협 제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나을 수 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사진)이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이렇게 진단했다.
류 회장은 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민주당이 자국 기업들을 더 보호한다"며 "트럼프는 미국에 투자한 기업은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 관련 기업들을 먼저 생각할 것"이라면서 "불행히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노조가 없는 주에 주로 진출해 (바이든 당선은) 우리에게 마이너스인 반면 트럼프와 맞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류 회장은 "트럼프 당선 후 (한국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있겠지만, 일하기 편한 면도 있다"며 "한미일이 합쳐 무엇인가 하려고 하면 트럼프도 협조적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에서 재무장관·국무장관 등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도 한미일 관계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우리가)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류 회장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회비 납부 가능성에 대해 "시간은 걸리겠지만 좋은 소식이 많이 올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앞서 4대 그룹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2017년 전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 전신)를 모두 탈퇴한 바 있다. 지난해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경협에 통합되면서 4대 그룹이 재합류했지만, 회비 납부 등 실질적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그는 "4대 그룹과는 간접적으로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제가 (4대 그룹 총수들과) 사석에서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도 "4대 그룹 사장·부사장급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얼라이언스 등 회원사 활동에 참여·협의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한경협 일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며 (4대 그룹의) 활동 강도·밀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우리나라 구조적 문제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낡은 제도(Outdated), 낮은 출산율·생산성(Low), 산업구조 정체(Dormant)' 등 이른바 '올드(OLD)'를 제시했다.
류 회장은 인구감소 속에 노동생산성 확보를 국가적 과제로 꼽았다. 한경협은 임직원의 출산 장려 및 워킹맘·워킹대디 사기진작 차원에서 사내 자녀출산지원금을 늘리기로 했다. 그는 "앞으로 많은 기업이 이런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안도 나와야 한다"며 "인구 문제는 단기간 해결이 되지 않아 필연적으로 발생할 일손부족 문제부터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현실적인 저출산 해법으로 이민·입양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와 종교가 같은 나라부터 이민을 받아야 한다"면서 "애를 낳지 못하는 가정은 입양하는 것도 괜찮다고 보는데 범국민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류 회장은 "우리 기업은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형국"이라며 "유통기한 지난 제도는 하루빨리 업데이트해야 한다. 꼭 필요한 규제라도 기업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과도하지 않고,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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