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량 3년 만에 최대치
15억원 이상 거래도 20% 근접…"전셋값 상승 영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3구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아파트 전셋값과 분양가가 오르면서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 1채는 거래가가 15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1만8830건을 분석한 결과, 9억원 이상 거래가 전체의 52.4%(9870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매매 거래는 3년 만에 역대 최다 기록을 넘겼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매년 1~5월 기준) 이래 최대 수준이다.
15억원 이상 거래는 전체의 19.9%에 해당하는 3744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15억원 이상 비중은 2006년 0.6%에 불과했지만, 점차 상승해 2019년(10.5%) 처음 두자릿 수를 넘겼다. 이후 2021년 16.6%, 2022년 18.1%, 2023년 17.4% 등 오르내리다 올해 20%에 근접했다.
자치구별로는 전체 15억 이상 아파트 거래의 61.7%(2312건)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발생했다. 강남구가 860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747건, 서초구 705건 순이었다.
올해 들어 15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늘어난 데 대해 부동산R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고가 자산' 수요층인 자산가들의 경우 고금리 속에 오히려 유동성이 늘었다며 "이들이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15억원 이상 거래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5억원 이상 대출을 규제한 과거와 달리 대출이 허용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공급부족으로 인해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에서 매매로 넘어가는 수요와 갭투자가 맞물리면서 아파트값을 밀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서울지역을 비롯한 주요지역에서 매매가격이 오른 것은 전셋값 상승과 무관치 않다. 전셋값이 오르니 아예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생긴 것” 이라며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갭투자가 유입되면서 매매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