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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의자에 앉아 공원의 사계 감상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

한국경관학회장상
서울 양천구 URBAN PUBLIC LOUNGE
유명 조경가 노후공원 리노베이션 맡아
유아숲쉼터·오목한미술관 등 공간 다채

이동식 의자에 앉아 공원의 사계 감상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
서울 양천구 오목공원에 새롭게 조성된 농구장 전경 서울 양천구 제공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 한국경관학회장상을 수상한 서울 양천구 오목공원은 지난 1989년 조성돼 30년을 훌쩍 넘긴 노후 공원이다. 하지만 양천구가 추진한 오목공원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조성 당시와 달라진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녹여 냈다는 평가다.

오목공원은 디자인 스튜디오 LOCI에서 현상공모를 거쳐 설계했다. 설계를 맡은 박승진 조경가는 올해 프리츠커상을 받은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조경을 맡은 바 있다.

오목공원의 중심 공간인 회랑은 가로세로 52m의 정사각형의 넓은 통로로 구성된 공원의 중심시설이다. 회랑 아래는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하고, 회랑 위는 지붕 위를 산책하고 숲과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산책로 역할을 하도록 했다.

양천구는 공원 동북 측의 숲라운지를 기존 흙이 유실된 나대지에 키큰나무, 작은나무, 초화류 등을 다층으로 식재했다. 숲속에는 목제데크 쉼터 3개소를 설치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 편안하게 쉬며 머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목공원에는 기존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정식 의자나 테이블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랑 라운지와 숲 라운지에는 각기 다른 목적에 따라 스스로 옮길 수 있는 이동식 의자와 테이블이 배치됐다. 이를 통해 다채롭게 변화하는 공원의 경관을 자유롭게 감상하도록 했다는 것이 양천구의 설명이다.

공원 남측에 위치한 오래된 관리소는 오목한 미술관으로 리노베이션하고, 서울형 키즈카페를 새롭게 조성했다. 유아숲쉼터와 산책로, 농구장, 건강라운지로 조성해 아동친화시설 역할을 하도록 했다. 오목한 미술관은 120㎡ 규모로 기존 박공지붕 건물 형태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파벽돌을 활용해 고풍스럽고 아늑한 느낌의 외관을 연출했다. 미술관 안에서는 소나무 숲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술관 옆에 조성된 지상 1층 225.72㎡ 규모의 '서울형 키즈카페 오목공원점'도 눈길을 끈다. 키즈카페 전면부에는 접이문이 설치됐는데 이는 실내 놀이공간이 외부 공원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림청에서 국비 2억원을 지원받아 낙엽송, 참나무 등 친환경 국산 목재가 활용된 점도 특징이다. 이 외에도 내부는 술래잡기 미로 등의 신체활동 공간과 창작놀이존, 쿠션이 깔린 비밀아지트, 휴게공간으로 구성했다.


오목공원 외곽을 둘러싼 정방형의 산책로는 원만한 경사로를 조성해 무장애 동선을 구축했다. 수목 1만3000여그루를 심어 도심 속 작은 숲을 조성했다. 아울러 그물쉼터가 있는 '유아숲쉼터'를 비롯해 성인·아동용 농구대 6개가 갖춰진 '농구장', 야외운동기구가 설치된 '건강라운지'도 마련됐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