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종업종 간 합병 승부수
반도체·배터리 사업 강화 총력
두산·한화도 대규모 구조재편
최근 사업 경쟁력 강화, 재무건전성 제고 등을 목적으로 계열사를 통합하거나 분할하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조직개편이 추세화되고 있다.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전열을 과감히 재정비해 미래 경쟁력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사업 리밸런싱(재구조화)'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날 각사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과 함께 SK온과 SK엔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3사 통합방안을 처리했다. 이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응급처방 차원이다.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기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8000억원을 SK이노베이션에 배당한 '캐시카우'이며, SK에너지의 탱크 터미널 사업을 하는 SK엔텀 역시 안정적 수익창출원이다. 이들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열리는 SK㈜ 이사회에서는 산업용 가스 제조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도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역시 안정적 수익창출 모델을 가진 '알짜회사'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상태 불안정을 해소하고 IPO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도 이달 초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이는 그간 업종구분 없이 혼재돼 있던 사업들을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재편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설립 후 적자를 이어왔지만, 그룹의 주요 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면서 든든한 자금과 미국·유럽 등지의 네트워크와 경영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두산밥캣 역시 두산로보틱스의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건설기계 개발을 추진한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올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방산과 항공우주를 제외한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 등 비주력사업을 분리해 신설 지주사 아래로 재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가 방산사업에 집중하고, 신설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100% 자회사로 두는 형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지난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 지난해 4월 ㈜한화 방산부문을 흡수합병해 방산 계열사를 통합했고, 작년 5월 한화오션 인수로 해양방산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번 인적분할로 사실상 방산사업 구조재편이 완성된 것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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