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장리츠 투자간담회
ESR켄달, 코람코, 신한 등 발표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리츠협회에서 열린 '상장리츠 투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 상장리츠 운용사들이 미국 정책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이자비용 부담이 경감되는 만큼 기본적으로 배당수익률 상향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을 사로잡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기존 투자자산에 집중하는가 하면, 반대로 자산 유형을 다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곳도 있다.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리츠협회에서 열린 ‘상장리츠 투자간담회’에서 3개 리츠운용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고 판단하며 각사의 운용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ESR켄달스퀘어리츠운용은 현재 집중하고 있는 18개 물류센터 임대 사업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인해 물류센터 시장도 함께 흔들리긴 했으나, 구조적으론 향후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동진 ESR켄달스퀘어리츠운용 본부장은 국내 물류 부동산 신규 공급이 올해부터 감소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 본부장은 “2021년부턴 국내 물류센터가 공격적으로 공급됐으나 내년이나 내후년부턴 절벽에 다가가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수요 전망이 강하다고 본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미 물량들을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임대 실적과 연동되는 이커머스 시장 전망도 밝다고 봤다. 이 본부장은 “이미 전체 소매 판매 중 온라인 매출 비중은 30%을 넘어섰고 올해는 전년 대비 반등했다”며 “전자상거래 수요 증가와 신규 시장 참여로 인해 장기 성장 모멘텀이 만들어졌다”고 짚었다.
ESR켄달스퀘어리츠운용은 지난 11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기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이 225억원으로 예측되면서다. 이대로 확정될 경우 직전사업연도 수치 대비 90.1%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미국도 금리를 낮춰갈 것이고, (리츠운용사로선) 강력한 호재”라며 “자산 가격 자체에 대한 방어도 되고, 이자비용 부담도 덜해지기 때문”이라고 봤다. 올해 상반기 배당액은 137원으로 점쳐진다.
코람코자산신탁은 ‘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에 대해 편입 자산 다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주로 주유소로 구성된 ‘에너지+모빌리티’ 섹터 비중이 56.1%로 과반이었고 물류는 35.5%, 리테일은 8.4%에 불과했다. 올해부턴 추정치 기준 ‘에너지+모빌리티’ 비율은 49.6%로 낮추고 물류는 37.5%로 소폭 상승, 리테일은 9.8%로 높인다. 이와 함께 오피스(2.7%), 호텔(0.4%)를 추가한다.
윤장호 코람코자산신탁 부사장은 “바위가 아닌 조약돌로 구성된 리츠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코어자산 재간접투자, 주주 승인을 통한 리츠 간 우호적 인수합병(M&A)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부사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리파이낸싱에 대비한 사전적 현금확보 및 주주환원 정책 추진 △운용자산(AUM) 2조원 이상 외형성장으로 신용등급 개선 및 순자산가치(NAV) 증대 △시가총액 증가를 통한 패시브 자금 유입 등을 제시했다.
배당 수익률은 기업공개(IPO) 당시 내걸었던 6.2%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엔 6.99%였다. 영업수익 역시 올해 606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589억원) 대비 3%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펀드 운용을 해나갈 방침이다. 당장은 유상증자 등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윤영진 신한리츠운용 이사는 “유상증자는 현 주가 흐름에서 과가하게 시도하기엔 맞지 않다”며 “향후 6개월 이상 주가를 보고 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나타날 시점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총 3개 미국 부동산 Open-End 펀드에 나눠 투자한다. USGB, PRISA, USCP 등으로 각 AUM은 약 5조1000억원, 39조6000억원 15조3000억원이다. 투자 비중은 각각 51.8%, 39.8%, 8.4%다.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 우려가 가중되고 있으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측 설명이다. 실제 USGB는 미국 연방정부 및 주 정부기관이 임차하고 있는 오피스 16곳에 투자한다. 나머지 2개 펀드 역시 임대율은 각각 92.1%, 95.0%로 채워져있다.
초기 2년 배당수익률은 8.5%로 확정됐다. 또 특별배당 정례화를 통해 자산 가치 상승분을 투자자들에게 주기적으로 환원할 예정이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개선돼야 할 국내 세제를 짚었다.
정 회장은 “미국이 1992년 업(UP)리츠를 도입하면서 토지주가 개발사업 완료 후 이익이 실현됐을 때 세금(양도소득세)를 내게 됐다”며 “국내도 2017년에 도입됐으나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신청이 없었고 결국 폐기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국내 자기관리 리츠는 배당을 90% 해도 별도로 법인세를 물린다”며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등도 있어 사실상 사업하지 말라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규제들이 풀려야 시장 규모도 선진국에 다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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