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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승인된 이더리움 현물 ETF...그런데 가격은 왜 [코인브리핑]

드디어 승인된 이더리움 현물 ETF...그런데 가격은 왜 [코인브리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린 2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이더리움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 지난 1월 대장주 비트코인에 이어 6개월 만에 시총 2위 이더리움 현물을 추종하는 ETF가 거래되는 것이다.

■"승인될 게 된 것"
23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승인했다. 앞서 SEC는 지난 5월 23일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한 데 이어 이날 거래를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ETF 출시를 신청한 8개 자산운용사 중 최소 2개 회사의 상품이 23일(현지시간)부터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미 SEC 측은 전했다.

불과 두 달여 전까지만 해도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요원해 보였다. 연말에나 승인이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심사요청서를 승인하기 며칠 전 SEC가 오랜 침묵 끝에 이더리움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와 접촉하기 시작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블록체인 솔루션기업 쟁글의 장경필 리서치팀장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은 가상자산 시장의 또 다른 주요 이정표"라며 "디지털자산이 점점 더 주류 금융 시장에 통합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기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을 앞두고 SEC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국내 코인거래소 코빗의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당연히 돼야 할 것이 이제야 된 것"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도 그렇지만 이더리움 현물 ETF도 SEC가 임의로 무리하게 승인을 연기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임의로 연기할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대선과 맞물려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의 전면적인 기조 변화를 예고한다"라며 "향후 거시 금융 리스크를 대비한 분산투자의 방편으로 가상자산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라고 평가했다.

■"가격은 바로 오르지 않을 것"
현물 ETF가 승인됐지만 이더리움의 가격은 오히려 내려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이더리움의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66% 345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는 전일 대비 0.06% 떨어진 48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 직후에 조정세를 겪은 비트코인의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승 센터장은 "몇달간 가상자산 시장은 '내릴까봐' 먼저 내리는 현상이 반복됐다"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직후 비트코인도 그레이스케일발 매도세로 인해 소폭 하락했다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더리움도 ETF 승인 후 같은 흐름을 보일까봐 아직 큰 폭의 상승세가 나오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장경필 팀장은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트러스트의 영향일 수 있다. ETF 출시로 기존 펀드에 있는 물량이 출하될 수 있다는 우려"라고 동의했다.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가 둘다 승인됐던 캐나다의 사례로 볼 때,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의 약 30%로 예상된다"라며 "미국의 이더리움 현물 ETF는 첫 6개월간 약 50억달러(약 7조원)의 자금 순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급뿐 아니라 이더리움의 '기술적 완성도'가 이더리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가상자산시장에서 지수와 기축통화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고 향후 발행량 대비 얼마나 희소성이 유지될 수 있느냐 등의 문제"라며 "이더리움의 자산가치 담보력에 대한 확신을 구축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