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VC서 200억원 투자유치
韓스타트업·반도체 기업 첫 사례
연내 사피온과 합병 마무리
리벨리온, 와에드 벤처스. 리벨리온 제공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사피온과 합병 추진에 이어 중동 시장에서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인수합병(M&A) '빅딜' 성사에 이어 중동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면서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그룹 벤처캐피털(CVC) '와에드벤처스(Wa'ed Ventures)'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리벨리온은 "한국 스타트업, 그리고 한국 반도체 기업 최초로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사우디의 국가·지역 자체적인 문화·언어·데이터주권에 특화된 개념인 '소버린AI'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소버린AI 달성을 목표로 자체적인 AI인프라와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리벨리온은 이 같은 배경을 활용해 사우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동 AI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중동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시 아람코의 CVC 와에드 벤처스가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와에드 벤처스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해 재무적 지원과 협력관계 구축, 글로벌 네트워크 연결 등을 지원하는 VC로 알려져 있다.
리벨리온은 와에드 벤처스와의 협력을 통해 중동시장 안착 및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최근 사우디가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아람코의 투자는 리벨리온의 시장 확대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거 중동에서 선배 기업들이 이룩한 수출 신화를 리벨리온이 가진 AI와 반도체 기술로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리벨리온은 국내 M&A로 기업 몸집과 역량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리벨리온은 SK텔레콤의 AI반도체 기업 사피온과의 합병 추진 소식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AI반도체 기업의 국가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차원에서다. 각자가 가진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 역량과 노하우를 한 데 모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략적 투자자로 KT도 포함돼 있다. 리벨리온은 사피온 합병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등을 절차를 거치게 된다.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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