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국내운용본부장
“주식은 다수결이 아닌 객관적 지표로 결정”
정해진 툴 통과한 종목 위주로 편입
사모펀드, 액티브 ETF, AI 등 3가지 방향성 설정
강자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국내운용본부장 / 사진=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제공
[파이낸셜뉴스]
월요일 아침 8시. 오늘도 3개 회의실엔 18명의 펀드매니저가 꽉 나눠 찼다. 본부장들도 있으나, 모두 자기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같은 종목을 놓고도 국내운용본부와 해외운용본부 소속 매니저 의견이 갈린다. 결국 더 합리적이고 근거를 치밀하게 갖춘 쪽이 채택된다. 그리고 이는 펀드 운용 전략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된다.
이 모습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2008년 이후 16년간 이어진 일과다. 자타공인 ‘가치투자 명가’로 불리는 에셋플러스운용이 추구하는 펀드 운용 전략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가치 있는 주식은 결국 다수결이 아닌 객관적 지표로 결정되는 만큼 에셋플러스운용 공·사모펀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모두 이런 방향성 아래 설계·운용된다.
강자인 에셋플러스운용 국내운용본부장(사진)은 4일 “자사 펀드를 운용하는 철학의 뿌리는 동일하다”며 “미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에셋플러스운용엔 ‘스텝5 분석 보고서 툴’이 있다. △산업 존재 여부 △성장률 △산업 내 1~3위 기업 경쟁력 비교 △QPC(수량·가격·비용) 분석 △주가수익비율(PER), 잉여현금흐름 대비 시가총액 비중(PFR) 측정 등이다. 네 번째 요인 중 ‘Q’는 다시 제품 믹스 다변화(Q1)와 해외로의 확장성(Q2)으로 나뉜다.
이처럼 에셋플러스운용은 엄격한 자체 ‘필터’에서 걸러지지 않고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종목들 위주로 편입한다. 이외 △이익의 확장성 △지속성 △예측성 △변동성 등도 살핀다. 채권형 상품을 내지 않는 것도 수익률이 정해져 있는 만큼 이익 확장성 항목에서 탈락하기 때문이다.
다만 가치는 증명돼야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 결국 수익률이다. 대표 국내주식형인 ‘에셋플러스 코리아리치투게더(주식)’는 지난 2008년 7월 설정 이후 올해 6월말까지 228.6%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벤치마크(BM) 상승률을 150.30%p 제친 값이다. 같은 날 설정된 글로벌리치투게더, 차이나리치투게더 역시 각각 484.71%, 112.34%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줬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강 본부장은 2012년 딜로이트컨설팅에서 처음 컨설턴트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다양한 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모델을 익히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이후 2014년 에셋플러스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공·사모펀드 운용을 맡았다.
자기 이름을 걸고 직접 설정한 첫 사모펀드가 ‘에셋플러스 일반 사모증권투자신탁’ 제8호와 제9호였다. 각각 2021년 8월, 2022년 7월에 276억원, 50억원을 모집한 채 세상에 나왔다. 후자는 만기가 2년으로 이달 이미 청산이 됐고, 만기 3년인 전자는 다음 달로 예정돼있다.
해당 사모펀드는 사라지지 않고 투자자들을 그대로 품고 연장된다. 9호는 이미 12호로 재설정됐고, 8호는 13호로 만들어질 예정(8월 23일)이다. 손익차등형 펀드로 구성될 13호를 비롯해 10호, 11호 등 에셋플러스 사모펀드는 모두 직접판매(직판)를 고수하고 있다. ‘만든 사람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강방천 회장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현재 에셋플러스운용이 수립한 신사업 전략 기준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사모펀드에 집중’한다. 공모펀드 시장이 힘을 잃고 있고, 전문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영역이여서다. 강 본부장은 “접근성 낮은 메자닌이나 비상장 투자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단일 종목에 자산 10%를 넣으면 안 되는 규제 등이 있는 공모펀드와 달리 캡이 없는 사모펀드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모펀드 빈자리는 ‘액티브 ETF’로 대체한다. 개인까지 ETF 시장으로 넘어온데다, 갈수록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 환금성, 매매 편리성은 공모펀드가 쉽사리 넘지 못하는 요소다. 에셋플러스운용은 현재 8개 액티브 ETF 운용에 6명을 배치했다. 유사 속성으로 묶으면 사실상 4개뿐이다. 펀드 하나당 투입되는 역량을 최대화하겠단 의도다. 다만 테마형은 취급하지 않는다. 대신 사업 모델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은 인공지능(AI)이다. 투자 대상으로서가 아닌 운용 방식에 있어서다. ‘로보 매니저’를 적극 기용 중이다. 이미 첫 상품이 운용 중이며, 이달에 두 번째 작품이 나온다.
‘에셋플러스 AI기반 S&P500 포커스30’로, 성장형과 배당형 2종을 동시에 출시한다. 이 펀드들은 에셋플러스에서 물적 분할해 독립한 ‘알파브릿지’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에 의해 100% 운용된다. 인간 매니저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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