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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직격탄 K배터리 "필수 투자만 집중"

LG엔솔 2분기 영업익 57% 감소
생산라인 ESS 전환 등 속도 조절
삼성SDI·SK온 예상 실적도 저조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과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 미 대선 등 불확실성으로 휘청인 K배터리사가 당분간 꼭 필요한 투자에만 집중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생산 측면에선 기존 공장 유휴 라인을 점차 수요가 커지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바꾸는 등 유연한 대응에 나섰고, 안으로는 신제품 출시, 새 시장 발굴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업황 개선에 대비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익 반토막

2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19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6조16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줄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의 영향이다.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금액 4478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2525억원 '적자'를 낸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도 전년 대비 20% 이상으로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창실 부사장은 "전기차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재료인 메탈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가격 자체가 낮아진 점도 한몫했다. 이 부사장은 "7월이 지나는 지금도 (하락세가) 이어져 하반기 배터리 가격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SDI·SK온의 예상 실적도 저조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48% 하락한 3805억원이다. SK온 역시 올해 2·4분기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제품으로 새 시장 찾는다

K배터리 3사는 중장기 계획에는 큰 변동 없이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통해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무엇보다 전방 수요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 생산시설 속도 조절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EV 생산라인의 ESS 전환 등을 통해 각 생산 거점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당분간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투자만 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가령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가 미국에 짓고 있는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대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엔 적극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ESS에서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신근 ESS전지기획관리담당은 "중국을 제외하고 연내 리튬인산철(LFP) ESS 공급이 가능한 업체는 회사뿐"이라며 "올해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ESS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제품 양산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하반기 원통형 신규 제품인 46-시리즈의 본격적인 양산이 예정돼 있다.


삼성SDI와 SK온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을 마치고,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고객사들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SK온도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